K-방역의 숨은 주인공!
"친구가 무슨 표정을 짓는지 알아맞혀 보세요."
분명 교과서에는 그렇게 나와 있는데, 이 난관을 어째해야 하나? 순간 고민했었다.
다 마스크를 끼고 있으니 말이다.
"어, 어.. 그럼 눈빛이나 행동을 보면서 어떤 상황인지 알아맞혀 볼까?"
로 급 변경했었다.
그런데 아이들은 정말 타고난 연극인이다.
화가 난 상황을 째려보는 눈, 어깨를 들썩거리며 씩씩거리는 형태로 잘 표현했었다.
코로나 이전,
나는 늘 학급에서 어깨짝(자기 짝꿍, 혹은 앞, 뒤 가까운 친구..)끼리 서로 질문을 하고 답하는 활동인 하브루타를 많이 했었다.
그런데 코로나 상황이다보니 상호 간 질문하기, 친구를 찾아가서 이야기 나누기 활동이 주춤하게 되었다.
상호 간 활동이 필요할 때는
"자! 사회적 거리를 두면서 친구와 이야기해 보세요."
라는 다소 불편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한다.
마주 보고 있으나 절대 접촉을 해서는 안되며 엉거주춤한 모습으로 만나서 이야기하는 다소 어색한 상황을 보면서 '이게 무슨 하브루타일까?' 싶다. 그런 모습을 안쓰럽게 보고 있으면 꼭 누군가 나에게 와서 이른다.
"선생님! 저 둘이 너무 가까이해서 이야기해요. 반갑다고 막 악수도 했어요!"
코로나 이전엔 말하지 않아도 될 상황이 코로나 시대에는 문제 상황이 되기도 한다.
"선생님, 잘 안 들려요!"
특히나, 목소리가 작은 아이들이 발표를 할 때마다 아이들의 불만은 커져간다.
그럴 때마다 나는 아이 옆으로 가서 말을 전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나도 마스크를 쓰고 수업을 해야 하니 늘 목이 문제다.
그뿐만이 아니다.
지난 수요일이었다.
한 여학생이 울면서 나에게 왔다.
"선생님, 제가 비염이 있어 재채기를 했는데 앞에 있는 친구가 코로나 같다고 의자를 팍 당기면서 저를 무시했어요!"
이야기인즉, 비염이 있는 친구가 재채기를 했는데 앞에 앉은 아이가 감기냐고 물었단다. 아니라 했지만 앞에 앉은 친구는 무슨 큰일이 나는 것처럼 의자를 바짝 당겨 이 친구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는 것이었다.
코로나 이전, 급식 일등으로 먹기, 좋아하는 짝꿍과 앉기 등은 우리 반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보상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지정된 좌석(만일 확진 시 아이의 동선 파악) 제를 꼭 지켜야 하고, 짝꿍없이 거리를 두고 앉아야 하며 교실에서 자리를 바꿀 때는 자기 책상과 의자를 모두 들고 이동해야 한다.
긴 원격 수업으로 학교 등교에 대한 거부증이 생겼다는 아이들도 보았고, 조금이라도 기침하는 친구를 보면 다들 예민하게 쳐다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우리 아이들이 참 대견하다고 본다.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전달할 때마다 아이들은 그 규칙을 누구보다 잘 따르고 있었다. 왜 항상 1번 학생이 1등으로 밥을 먹어야 하는지, 왜 거리를 두고 교실에 앉아 있어야 하는지, 마스크는 코까지 올려서 잘 써야 하는지를 누구 하나 불만을 제기하지 않고 누군가 부당성을 이야기하면,
"코로나잖아! 규칙을 지켜야지!"
아이들 대부분이 이렇게 대답한다.
그래서, 나는
길거리에 마스크를 내리고 담배를 피우는 사람보다,
편의점 직원이 마스크를 써 달라는 부탁에 버럭 화를 내며 자신의 분노를 타인에게 분출하는 인간보다,
자신의 동선을 숨기고 몰랐다며 발뺌하는 사람보다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이 백배, 천배, 만배 훌륭하다고 본다!
K-방역의 숨은 주역은
공익을 위해 철저하게 마스크를 쓰며 방역 수칙을 잘 지키는 우리 아이들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