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의 초딩라이프5

채팅으로 서로 마음을 달래다.

by 책꿈샘 김지원

지난주 금요일에는 학급 임원선거가 있었어요.


이번 임원 선거는

등교중지 및 확진 아이들(컨디션이 괜찮다면)도 줌을 통해 선거에 참여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한창 선거가 치러지고 있을 때였어요.


줌으로 회장 선거에 나온 준이(가명)가 최종 한 표만 얻자 갑자기 줌 채팅으로 이런 표현을 계속하는 거였어요.


- 아, 왜 한 표뿐이냐고?

- 왜 난 아무도 찍어주지 않는 거야!

- 짜증 나!


저는 줌으로 준이에게 채팅을 하지 말 것을 말하고는 바로 교실에서 이뤄지는 선거 상황을 통제해야 해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요.





그때였어요.


갑자기 줌 채팅창이 많이 활성화되어 있더라고요.


채팅의 주인공들은 그중 아까 한 표 밖에 못 얻었다며 툴툴대는 준이와 또 다른 남학생 민이(가명)였어요.


전 일단 학급 회장으로 당선된 아이가 누구인지 개표 결과를 공유하며 당선자 소감을 듣는 상황이었는데


줌으로 서로 채팅하는 이 상황에 화가 났죠.


(아니! 이 녀석들이, 수업 중에 왜 채팅을 하는 거야!)


그런 마음에 화가 나서 얼른 채팅창을 열고 둘만의 대화를 읽었습니다.


아래는 준이와 민이의 대화를 복기해서 적어 보았습니다.


준이 : 왜 나는 한 표냐고!! 아, 나 오늘 수업 안 들을 거야!


민이 : 준이야, 많이 속상하지? 나도 네 마음 알아. 작년 선거 때 나도 그랬거든


준이 : 한 표 밖에 못 받아서 화가 나!


민이 : 그래! 속상하지! 그래도 2학기에 다시 나가보자! 너, 전화번호 뭐야? 내가 점심시간 때 전화할게.


준이 : 010 -xxxx



이런 채팅 내용이었어요.


순간, 화가 난 제 마음이 사르르 녹더라고요.


민이는 미처 헤아려주지 못했던 선생님의 입장을 대신해서 준이의 속상함을 달래주고 있었어요.


민이 덕분에 남은 시간 동안 준이는 열심히 수업에 참여했어요.


둘이 점심시간에 전화로 무슨 대화가 오갔는지는 모르겠지만 민이에게 참 고마웠던 하루였어요.


코로나19 시대라 씁쓸하기도 하고, 짠하기도 하는 우리 아이들!


그래도 서로 이렇게 위로해주고 마음을 내어주는 친구가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지.


마음을 위로해준다는 것!


그것에 대한 가치를 더 높이 평가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어요.


아이들에게 많이 마음을 내어주고 선생님을 되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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