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말을 듣지 않을 거야. <랩 걸, 호프 자런>
P.396-370
나는 남의 말을 듣는 데 능숙하지 않기 때문에 과학을 잘한다. 나는 똑똑하다는 말을 들었고, 단순하다는. 말도 들었다. 그리고 너무 많은 일을 하려 한다는 말을 들었고, 내가 해낸 일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말도 들었다. 내가 여자이기 때문에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고, 내가 여자이기 대문에 내가 한 일을 할 수 있었다는 말도 들었다. 나는 영생을 얻을 것라는 말을 들었고, 일을 너무 많이 해서 일찍 죽을 것이라는 말도 들었다. 너무 여성적이라는 꾸지람을 들었는가 하면 너무 남성적이어서 못 믿겠다는 말도 들었다. 내가 너무 예민하다는 경고를 받은 적도 있고, 비정하고 무감각하다는 비난도 들었다. 그러나 그런 말을 한 사람들은 모두 나만큼이나 현재를 이해하지 못하고, 미래를 보지 못하는 이들이었다. 그런 말을 반복해서 들으면서 내가 여성 과학자이기 때문에 누구도 도대체 내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따라서 상황이 닥치면 그때그때 내가 무엇인지를 만들어나가면 되는 값진 자유를 만끽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동료들의 충고를 듣지 않고, 나도 그들에게 충고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다음 두 문장을 되뇐다. “이 일을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그렇게 해야만 할 때를 빼고.
P. 380
잠시 후에 아이는 눈을 감고 물었다. “저 이제 호랑이로 변신했어요?”
나는 아이를 위아래로 천천히 훑어본 다음 말했다.
“아니.”
“왜 아직 아니죠?”
“오래 걸리기 때문이지.”
“왜 오래 걸려요?” 아이는 포기하지 않고 물었다.
“왜냐고? 엄마도 몰라.” 나는 그렇게 인정한 다음 덧붙였다.
“자기가 원래 되어야 하는 것이 되는 데는 시간이 아주 오래 걸린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