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야 산다(샤론 모알렘 저)를 읽고, 망한 생에 대한 관대함
진화란 경이로운 과정이지만 완벽하지는 않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적응이란 대개 일종의 타협이다. 좋은 쪽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지만 부담이 되기도 한다. 공작새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꼬리 덕분에 암컷에게 매력을 발산하지만 이 때문에 더 쉽게 천적의 눈에 띈다. 인간은 직립보행이 가능하고 큰 뇌를 담을 수 있는 두개골이 있지만, 이러한 골격구조로 인해 태아의 머리가 엄마의 산도를 빠져나오기 힘들다. 자연선택은 특정 식물이나 동물을 ‘개선’ 하는 적응을 선호해나가는 게 아니라, 현재 환경에서 어떡하든 생존 가능성을 높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