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 로벨리 ‘만약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가 던진 질문
시간이 장소에 따라 다르게 흐른다는 것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으로 인해 알려진 개념이다. 오늘날의 GPS 시스템이 상대성이론에 다른 보정을 필요로 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gps위성에서의 시간과 지구 상의 시간은 동일하게 흐르지 않기 대문이다. 시차를 무시하고 거리 계산을 보정하지 않으면, GPS를 통해 얻은 결과는 지구 상에서 쓸 수 없는 틀린 것이 될 것이다.) (중략) 말하자면 시간에 대해 생각할 때 우주의 일생에 맞춘 우주 시계가 존재하는 것처럼 여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우주 속의 모든 물체는 각각의 고유한 시간을 가지고 있으므로, 시간에는 지역적인 조건이 있다고 봐야 한다. 마치 일기예보 같은 상황이다. 각 지역다 다르게 나타나는 날씨처럼 시간도 그렇다는 것이다. 게다가 프랑스의 ‘시간(temp)’이라는 단어에는 ‘날씨’라는 뜻도 존재한다.
이것은 매우 급진적인 사고방식의 혁명이지만, 나는 우리가 방정식 안에 시간 변수를 개입시키지 않고 다르게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을 반드시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열역학계에서의 반응은 확률적이며 엔트로피는 ‘시간에 따라’ 상승한다. 우리가 실제로 경험하는 시간은 이렇게 만들어진다. 반대로 열역학계가 아닌 경우(예을 들어 공간 속에서 단 하나의 원자 또는 입자만이 이동하는 경우)라면 엔트로피와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으므로 시간이라는 전형적인 현상들도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는 모든 것이 가역적이고, 시간이 특별한 변수로 여겨지지도 않을 것이다. (중략) 결국 ‘시간’은 그저 ‘엔트로피화의 방향’에 지나지 않는다. 엔트로피의 증가가 관찰되는 방향을 시간이라고 부를 뿐이다. 물체가 낙하하기 때문에 알라는 개념이 생겨나듯, 엔트로피가 증가하기 때문에 시간이라는 개념이 생겨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