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수 있지, 그러라 그래!
요즘 내가 일부러 많이 쓰려고 노력하는 말이다. 우리 팀 막내가 "그럴 수 있지"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곤 하는데 그 말을 따라 하다가 양희은 씨가 최근 쓴 책의 제목인 "그러라 그래"를 하나 더 붙여서 유행어로 밀고 있다. 이 두 가지 말이 나는 참 좋다.
요즘 들어 회사생활이란 결국 인간관계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상대방이 일을 못해서라기보단 그의 말과 태도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나는 감정의 폭이 큰 사람이라 동요가 더 큰 편이기도 하다. 그래서 어떤 사람이 나에게 부정적인 말과 행동을 한다면 자연스레 이런 생각이 든다.
'어쩜 저럴 수 있지?'
이 말이 내 발목을 잡는다. 마음에 먹구름이 끼다가 천둥번개가 치다가 지진이 난다. 복잡해진다. 상대방의 행동과 태도가 상식 밖의 일이 되어 버리고, 도대체 어떻게 저럴 수 있나 생각할수록 납득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국 이렇게 말하게 된다.
"진짜 너무 싫다! 아우 씨!!"
그럴 때 이 주문을 외워보시라. 랄랄랄 뿅!
저 사람은 저런 행동을 할 수도 있다. 그건 나와 다르기 때문이다. 나와 다른 사람이 내 상식 밖의 행동이나 말을 할 수 있다고 그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선언하는 것. 그게 먼저다.
이 말은 상대방의 행동으로 인해 내가 영향을 받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이 말을 밖으로 뱉음으로써 그의 행동은 내 반경 속에 더 이상 아무런 나쁜 효과를 나타낼 수 없다. 말이 보호막이 되어 준다.
이렇게 말을 하고 나면 희한하게 내 마음의 물음표가 사라진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던 일이 쉬이 받아들일 수 있는 일이 되어버린다. 그리고 내 마음이 고요해진다.
참 고마운 주문이다. 적어도 오늘은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