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 같은 L 차장님
진짜가 나타났다!
회사에서 정말 가끔씩 속이 뻥 뚫리도록 일을 해주는 사람을 만날 때가 있다. 유니콘 같은 사람이라고나 할까? 정말 아주 정말 가끔씩 만나는 사람이기 때문에 더 반짝반짝 빛나 보인다. 운 좋게도 난 오늘 그 유니콘을 봤다.
이 분이 유니콘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이 사람의 직급을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나긋나긋한 말투에 고압적인 태도가 하나도 없다. 훨씬 낮은 직급자이고 업무 경험도 없는 나를 대하면서 타박하거나 짜증내는 모습이 없었다. 물론 모른다고 타박하거나 한숨 쉬는 태도가 정상은 아니다. 하지만 다 알지 않은가? 회사에 정상인 인간이 별로 없는 거. 이 분은 내가 다른 사람 입을 통해 듣기 전까지 나와 같은 혹은 더 낮은 직급인 줄로만 알았다.
두 번째, 빨랐다. 사실 이 분께 업무를 요청드려야 하는 줄도 모르고 있었다. 다행스럽게 내 일을 지켜보고 있던 다른 부서의 사람이 이 분에게 연락을 했고, 이분은 연락을 받자마자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그리고 명확하게 내가 해야 하는 일을 설명해줬다. 덕분에 뻘짓하지 않고 바로 업무에 뛰어들 수 있었다.
세 번째, AS가 확실했다. 보통 유관부서에 업무를 넘기고 제대로 된 피드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 분의 피드백은 확실하고 꽤나 구체적이었다. 더 인상적인 것은 내가 보낸 파일을 자기가 고쳐서 보냈다는 것이다. 고친 내용도 다 명료하고 정확했다. 이분은 찐이다.
하늘도 이리저리 치이며 힘들어했던 내가 안쓰러웠나 보다. 이렇게 일하는 사람도 있다는 걸 알려주는 걸 보면. 아직 회사에 이런 분이 있어서 다행이다. 나도 저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