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와 줏대 사이

왔다 갔다 오늘도 줄타기를 한다

by 서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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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 챙기삼!


직장인에게 꼭 필요한 게 있다면, 그건 눈치일 거다. 눈치만 챙겨도 직장생활이 많이 편해진다. 사회 초년생 시절 눈치가 없었던 나는 참 많이 헤맸고 참 고달팠다. 지금은 웬만큼 눈치가 쌓였다. 요즘은 다른 사람의 감정을 남보다 더 예민하게 캐치하기도 하는데 가끔은 피곤할 지경이다. 다른 사람의 기분에 따라 내 감정도 휘둘리고 쉽게 지치게 된다. 마치 속마음이 귀로 들리는 초능력자의 기분이랄까.


피곤하다 보니 나도 예민해졌다. 휘청거리기를 여러 번, 이젠 안 되겠다 싶어 책이나 유튜브 등을 보며 예민함을 극복하는 법에 대해 배우고 실천 중이다. 전문가들은 예민해질 때 그런 나 자신의 감정상태를 그대로 인정해보라고 했다. 그 감정을 조용히 입으로 내뱉는 것도 좋단다. 그렇게 해봤는데 한결 기분이 나아졌다. 반대로 타인의 기분이 느껴질 때면 그건 내가 어쩔 수 없는 것임을 인정하라고 했다. 꼭 내 말이나 행동이 원인이 되지 않고도 그 사람의 기분이 상할 수 있다고, 너무 나 자신을 자책하거나 저 사람의 기분 상태를 책망하면서 더 불안해하지 않기로 했다.


어찌 보면 남의 감정이나 기분을 알면서도 여기에 영향을 받지 않으려고 하는 것, 묵묵히 나의 일을 하는 건 눈치를 버리는 일이다. 나는 눈치를 꽤 많이 체득한 다음 그 눈치를 버리려고 하고 있다. 왜냐면 나는 다른 사람의 감정을 살피며 기분을 맞추기 전에 나 자신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경우에 벗어나거나 누군가에게 해를 입히는 일이 아니라면 말이다.


눈치와 줏대, 그 사이에서 나는 좀 더 나를 지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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