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과 퇴근의 경계
또르르르
불길한데, 컴퓨터를 끄자마자 오는 이 전화는?!
받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받았더니 역시나…!
“이 부분 여기여기 잘못되었다고 하시는데 다시 해서 올려줄 수 있어요?”
“^^;;네네 알겠습니다.”
나는 거의 늘 칼퇴근을 하는 편이다. 퇴근 2분 전 컵을 씻어두고 시계가 정각을 가리키면 스멀스멀 자리로 가 인사하고 활기찬 걸음으로 사무실을 나선다. 퇴근 후에는 메일함을 열어보지 않는 게 내 철칙이다. 회사 메신저도 핸드폰에 깔지 않고 있다가 재택근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깔았다. 회사와 분명하게 선을 그어야 행복에 가까워진다는 게 내가 내린 결론이다.
선을 지키기 위해서는 가끔은 점선을 그을 줄도 알아야 한다. 선을 긋다가 종이에 튀어나온 부분이 있으면 연필이 삐죽하고 튕겨 나갈 수도 있다. 이럴 때는 연필을 살짝 띄웠다가 다시 선을 이어나가야 한다. 그래야 더 오래 선을 지킬 수 있다.
오늘도 그랬다. 인사까지 다 하고 컴퓨터를 껐는데 업무를 하라는 지시가 왔다. 사실 내가 다른 사람의 일을 대신해 준 거여서 얼마든지 그 사람에게 미룰 수도 있었다. 하지만 마음을 고쳐 먹었다. “그까짓 거 한 번 해주지 뭐!” 하고는 얼른 고쳐서 보냈다.
“고쳐서 보냈습니다.”
타자를 치는 내 손놀림이 가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