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한 태도로 일하기
대박! 이게 뭐지?
며칠 전, 옆자리에서 이런 소리가 들렸다. 그러고 나서 옆을 보니 옆 자리 후배가 핸드폰에 뭔가를 보고 있었다. 나에게도 온 문자인가 싶어 핸드폰을 꺼내 보았는데 아무 메시지도 없었다.
"어~과장님이 주신 거예요?"
알고 보니 우리 팀 과장님이 후배가 뭔가를 도와줬는지 후배에게만 기프티콘 같은 걸 준 것 같았다. 마음속에 스멀스멀 이런 생각이 스쳤다.
'뻔하게 옆자리에 다른 사람이 있는 걸 알면서 후배한테만 선물을 주나? 치사하다. 치사해!'
이런 생각도 들면서, 한편으로는 별 것도 아닌 것에 질투를 하는 나 자신이 참 유치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벌써 직장생활 짬이 몇 년 차인데 아직도 이런 사소한 거에 샘을 부리나. 뭔가 내가 모르는 고마운 일이 있었을 수 있지. 그리고 옆 사람까지는 미처 생각을 못했을 수도 있지.
이 서운한 마음은 저녁을 먹을 때쯤 모두 사라져 버렸다. 내가 언제 서운했나 싶게 흔적도 없이.
아~참 속상하다.
오늘 퇴근시간에 갑자기 친한 동기에게서 이런 메신저가 왔다. 가방을 싸다 말고 키보드를 두드렸다.
"무슨 일이야?"
"아니, 유관부서 사람이 분명 나랑 우리 팀 다른 사람이 같은 일을 해 줬는데 말이야. 그 사람한테는 고마운 걸 엄청 표시하면서 나는 쏙 빼놓은 거 있지?
"아우 참 나빴다. 그 사람 참 치사하네."
그리고 며칠 전 내 모습이 생각이 났다.
"나도 그런 적 있어. 며칠 전에 우리 팀 과장님이 우리 팀 후배한테만 선물을 주고 나는 쏙 빼놓은 거 있지. 그때 좀 섭섭하더라고."
그리고 한 마디 더 덧붙였다.
"근데 말이야. 그런 거 가지고 자꾸 실망하고 서운하면 나만 피곤해. 사실 우리가 일하는 대가는 월급이 전부잖아. 여기에 자꾸 다른 무언가를 바라게 되면 그때부터 엄청 피곤해지는 거 같아. 대접받지 못하는 자신한테 자괴감도 들고."
순식간에 이렇게 메신저 창에 입력을 해 놨는데 이 말이 동기에게 쓴 말이라기보다는 곧 나에게 해주고 싶었던 말이라는 걸 깨달았다.
우린 회사 생활을 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많은 걸 바란다.
좋은 성과뿐 아니라 상사의 인정, 동료의 칭찬, 후배의 존경까지. 참 많고도 많은 것 같다. 처음부터 그러진 않았다. 회사 생활에서 이런 것들을 경험하다 보니 동기부여가 더 되고 점점 더 많이 바라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회사에서는 일한 만큼의 대가를 이미 월급 통장에 넣어주었다. 사실 그게 일의 대가이며 전부이다. 다른 것들은 '그냥' 주어진 것이지 '당연히'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이런 일들은 감사할 일이지 이런 일들이 없다고 해서 실망할 것은 아니다. 실망하는 경험이 쌓이다 보면 자신감도 떨어지고, 나만 왜 이러나 하는 마음만 커져 자기 자신만 더 괴롭힐 뿐이기에.
기대를 말자. 바라지 않고 기대하지 않으면 쓸 데 없는 인간관계 고민을 덜게 되고, 실망감에 감정 상할 일도 줄어든다. 퇴근 시간에 미련 없이 가방을 싸고 훌훌 털고 집에 돌아올 수 있다.
이런 드라이한 마인드로 사는 것이 월급쟁이의 덕목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