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일이 짜증 나는 일로

아주 ㄱr끔 눈물을 흘린다

by 서이담
211209.jpg 그림: 서이담

오랜만에 회사 친구와 점심을 먹었다. 늘 그렇듯 서로의 대나무 숲으로서 서로가 모르는 짜증 나는 일이나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그날은 어쩐지 더 이야기가 그쪽으로 흘러갔다. 그래서 꽤나 오래전 기억까지 끄집어내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예전에 말이야. 내가 다리를 다쳐서 어쩔 수 없이 깁스를 하고 회사에 다닌 적이 있었거든. 그때 회사 정문 코 앞에서 내려서 회사에 들어갔었지. 그런데 그때 같이 일하던 선배 몇 명이 회사 정문에서 차로 내리는 건 회사 사장이나 하는 일이라며 나한테 뭐라고 한 거야. 그걸 알고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


친구의 경험담을 듣고 있는데 그 당시 갓 입사했던 친구가 얼마나 당황스럽고 억울했을까 싶었다. 친구에게 할 일 없는 꼰대들이 그런 말이나 전하면서 다니는 거라며 한 두 마디 위로 같지 않은 위로를 해주었다. 그런데 친구가 말했다.


"이제 괜찮아. 다 옛날 일이지 뭐. 다행이지 뭐야. 지금은 울진 않으니까."


그랬다. 물론 아주 일진이 사나운 날 집에서 조금 눈물을 흘리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짜증 나는 일 정도에 그친다. 회사에서 경력이 어느 정도 되어서 일도 익숙하고 사람들과 예전처럼 친해지려 애쓰지 않고 적당히 거리를 둔다. 예전 같으면 울고도 남았을 일을 이제는 짜증 내면서 부딪혀간다.


많이 컸다 우리들. 나는 이제 회사에서는 아주 가끔만 눈물을 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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