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엉 군, 단무지 양, 햄 군이 서로를 꼭 끌어안고 살아가는 일상
우리 가족은 요즘 김밥 놀이에 빠졌다. 김밥 놀이는 간단하다. 먼저 이불을 넓게 편 뒤에 남편이 눕는다. 그리고 내가 그 위에 포개어 눕는다. 마지막으로 아이가 제일 위에 퍽 하고 눕는다. 그러고 나서 이불을 둘둘둘 두르고 나면 김밥 완성이다. 처음에는 이름을 붙이지 않고 이렇게 놀다가 최근에는 서로에게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
"웅~나는 햄 할래."
우리 아이는 햄을 정말 좋아해서 스스로 자신을 햄이라 이름 붙였다.
"그럼 아빠는 뭘로 할까?"
"그러게~"
그날따라 남편이 자주색과 갈색이 오묘하게 섞인 옷을 입었는데 그게 꼭 우엉 같았다. 그래서 내가 외쳤다.
"우와~아빠는 우엉 같아!"
"흐흐흐 우엉? 응응 우엉 우엉 우엉 우엉 같아!"
아이는 '우엉'이라는 말 어감이 재미있었는지 까르르 웃었다. 아빠의 이름은 우엉으로 낙점!
"그럼 엄마는 뭐라고 할래?"
"응~~~ 엄마는 단무지야."
"엄마는 단무지야?"
"응!"
단무지는 내가 분식을 먹을 때면 꼭 빼놓지 않고 먹는 필수템이다. 적절하게 달달하고 짭짤하며 시원한 맛이 있어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한다. 나도 내 별명이 마음에 들었다.
우엉과, 단무지와 햄이 따뜻하게 모여 사는 오늘 하루도 행복했다. 우리는 예쁜 김밥 가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