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또 같이,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삶
코로나가 정말 심각해졌다. 주변 사람들 중에도 확진자가 많아졌다. 이제는 피해 갈 수 없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늘어난 재택근무의 시간은 우리 가족의 생활 패턴을 바꾸어놓았다.
우선 남편과 내가 함께 집에 있는 시간이 엄청나게 늘어났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나는 식탁에 앉아 있고 남편은 서재에 있다. 사실 우리 집 서재는 내가 작년에 만들어 놓은 나만의 공간 같은 느낌이었는데, 글을 쓰기 좋을 뿐 아니라 업무 효율도 높은 공간이다 보니 둘 중 일이 더 과중한 사람에게 자연스레 양보하게 되었다. 요즘은 그런 이유로 자연스레 남편이 이 서재를 차지하고 있다.
몇 주 전 친정엄마가 오셔서 서재 방에 이불을 깔아 드렸다. 엄마랑 오랜만에 같이 누워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데 엄마가 이런 이야기를 하셨다.
“너희 남편도 서재 하나 만들어줘.”
생각도 못했다. 글을 쓰는 일을 하지 않기 때문에 서재는 필요 없다고만 생각했었는데 아니었다. 누구나 집에 자기 공간 하나쯤은 갖고 싶지 않겠는가. 나는 그런 공간을 가지고 있으면서 정작 남편에게는 신경을 써주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 남편에게 서재를 만들어줄까 물었더니 빙그레 웃었다. 좋은 거다. 처음에는 서재방이 작지 않으니 책상 두 개를 놓을까 했었는데 생각해보니 같은 공간에 있는 것보다 다른 공간에 있는 게 훨씬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안방 한 편에 공간을 내어보기로 했다. 침대 위치를 바꾸고 조명도 바꾸어주었다. 남편이 쓸 탁상 조명을 주문하고, 의자와 책상도 주문했다. 집에 있는 액자 중 몇 가지를 가지고 와서 달아보았더니 분위기가 꽤나 좋았다. 좋았어 해 보자고!
따로 또 같이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우리는 오늘도 집에서 일한다. 적당한 거리가 지속 가능한 생활의 비밀열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