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걸 먹어야 좋은 게 나온다
"너같이 많이 읽는 애는 언젠가 쓰게 된다."
정세랑 작가의 '시선으로부터'라는 책에서 심시선이라는 작가가 책을 많이 읽는 며느리 난정에게 이렇게 말한다.
최근에 유튜브와 각종 OTT 서비스에 익숙해 아니 중독되다시피 해 글을 너무 안 읽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민 끝에 플래너에 책 읽는 시간을 넣었다. 집 근처 북까페에 출근 도장을 찍는다. 차가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한 잔 시켜놓고, 그 속에 얼음이 다 녹을 때까지 책을 읽는다. 행복하고 평화로운 시간이다. 가끔은 픽픽 거리며 웃기도 한다. 그 시간이 참 좋다.
좋은 글을 읽으면 마음이 참 행복해진다. 내 속이 꽉 찬듯한 느낌이 든다. 그러고 나서 조금 있으면 뭔가를 마구 쓰고 싶다. 단어 선택이 좋고 문장이 유려한 정세랑 작가의 소설을 읽고 나서 쓴 내 글은 이전 글보다 어휘들이 조금 나아진다. 촌철살인의 시대정신으로 똘똘 뭉친 한강 작가의 책을 읽고 나서는 내 글에도 약간의 시대정신이 담긴다. 좋은 걸 먹었으니 좋은 게 나온 셈이다. 그런 부분에서 글을 쓰는 행위란 글을 먹고 이를 배설하는 일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걸 먹어야지. 그리고 넉넉하게 먹어 두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