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심과 이기심

쓰는 동기

by 서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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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절대다수는 그다지 이기적이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이 서른 남짓이 되면 개인적인 야심을 버리고 주로 남을 위에 살거나 고역에 시달리며 겨우겨우 살뿐이다. 그런가 하면 소수지만 끝까지 자기 삶을 살아보겠다는 재능 있고 고집 있는 사람들도 있으니 작가는 이 부류에 속한다. 나는 진지한 작가들이 대체로 언론인에 비해 돈에는 관심이 적어도 더 허영심이 많고 자기중심적이라고 생각한다.

- 조지 오웰, 나는 왜 쓰는가, 293쪽


이 문장을 보다가 무릎을 탁 쳤다. '맞네. 나는 허영심이 많고 자기중심적인 부류구나. 그래서 내가 글을 쓸 수 있는 거구나' 하고.


물론 일말의 기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글을 쓴다는 행위가 나에게 바로 어떤 유익이나 수익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 정신적인 유익을 논하자면 그건 또 다른 문제가 되겠다. 하지만 바로 그 쓴다는 행위가 나의 개인적인 야심이며, 끝까지 나의 삶을 살아보겠다는 고집이다. 일터에서도 살짝 고집을 부리긴 했지만 역시나 그 고집은 쓸모가 없었고, 다만 개인적인 영역에서 고집이라도 부려보겠다는 심산이다.


허영심과 자기중심적 사고, 그리고 끝까지 자기 삶을 살아보겠다고 버티는 고집이 모여 하루하루 쓰는 삶을 만들어낸다니.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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