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뽀하는 헤르페스 바이러스

애정의 증거

by 서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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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입 주변에 자그맣게 물집 같은 게 보이더니 어느새 허옇게 변해버렸다.


'엇~이 모양 익숙한데?'


피곤할 때마다 우리 엄마 입에 번지곤 했던 그것, 내 시험기간과 함께 했던 그 물집이 아니던가. 이 친구가 많이 피곤한가 보구나 하고 얼른 병원으로 데려갔다. 의사 선생님께 증상을 설명하고 이야기를 하는데 선생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엄마한테 옮았네요. 이건 평생 갑니다."


평생 가는 바이러스라니, 그리고 내가 이걸 물려줬다니 하면서 살짝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 그런데 의사 선생님이 한 마디를 덧붙이셨다.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인구의 80프로는 가지고 있는 바이러습니다."


그렇구나. 인류의 80퍼센트는 뽀뽀를 하고 있다. 모두 다 사랑을 전하고 있다. 그렇다면 나머지 20퍼센트는? 아마도 뽀뽀는 하고 있겠지만 운 좋게도 그 상대방이 바이러스 보균자가 아닐 것이다. 바이러스를 옮겨 주었다고만 생각해서 마음이 찝찝했는데 반대로 이게 애정의 증표라는 생각을 하니 쫌 재미있어진다.


에잇 그까짓 것 약 잘 바르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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