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롤모델
요즘 나름 열심히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 한 번 빼보자고 시작했는데 중간중간 정체기는 있지만, 꾸준히 운동을 하다 보니 몸의 변화가 느껴지고 있어서 기분이 좋다. 하지만 맛있는 것을 먹고 싶어 하는 마음은 오히려 더 커지는 것 같다. 안 보던 먹방도 찾아보고 있는데, 이런 내 마음을 귀신같이 읽고서는 넷플릭스에서 음식 다큐멘터리를 추천해주었다. 제목은 "필이 좋은 여행 한입만"이다.
영어 제목은 Somebody Feed Phil. 필이라는 유태인계 미국인이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그 나라의 사람들을 만나 각국의 음식과 문화를 체험해보는 프로그램이다. 필이라는 사람은 이 다큐멘터리를 보고 처음 알게 되었는데 미국에서는 나름 유명한 배우이자 프로듀서 같다. 내가 느낀 그의 첫인상은 '가볍고 유쾌하다'였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가 "원래 유쾌한" 사람이 아니라 "유쾌하기로 결정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온갖 어려움을 다 겪고 나서야 생기는 여유와 위트가 그의 말과 행동 속에 가득하다. 나도 저 사람처럼 늙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었다.
시즌 4까지는 매 에피소드마다 항상 나이가 많아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와 영상 통화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아버지는 유태인 특유의 농담으로 아들을 웃기곤 하는데, 농담도 재미있지만 함께 늙어가는 아들과 아버지가 따뜻한 시간을 함께 나누고 그게 넷플릭스를 통해 방영이 된다는 점이 참 멋지다고 느꼈다. 그리고 그 아버지의 곁에는 늘 그의 아내가 함께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시즌 5부터는 아버지가 나오지 않는다.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후에는 필의 친구들이 그의 아버지를 대신해 그를 기리는 농담을 하면서 영상통화를 하는 장면들이 나온다. 그마저도 참 따뜻하다. 마치 친구들마저도 그의 아버지를 대신해주는 가족 같다.
필이 어떤 사람인지를 떠나서 이 다큐멘터리는 정말 잘 만들어졌다. 여기 소개되어 있는 각국의 음식들은 정말 '찐'이다. 이걸 알아보기 위해 '서울'편을 보게 되었는데, 여기 나온 음식 하나하나가 정말 우리나라를 대표할 만했다. 또 필의 여행을 따라가다 보면 나도 가고 싶어지는 도시가 생기고, 만나고 싶은 사람들이 생긴다. 여행을 가지 못하는 사정이 있지만 해외에 나가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면 정말 추천해주고 싶은 프로그램이다.
오늘도 이 방송을 보면서 요거트를 우적우적 먹을 계획이다. 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