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뭇한 타인들

자라나는 진짜 새싹들

by 서이담
DF08E11D-FD6C-4507-A36C-0AE891D246CF.png

아이가 밥을 먹다가 잠이 들어 오랜만에 음식에 집중해서 식사를 하게 되었다. 그런데 저 멀리서 아이 소리가 들린다. 엄마 혼자서 아이를 데려와 외식을 하고 있는 모양인데 조금 힘에 부쳐 보이기도 했다. 아이를 자리에 앉히고 주문을 하는 엄마의 몸놀림이 분주하다. 아이는 엄마 마음도 몰라주고 제 할 장난을 열심히 한다. 태연하고 천연덕스러운 아이들. 갓 한 살쯤 되었으려나. 아이는 아직 말을 못 하는 단계였다. 그래도 의사 표현이 뚜렷할 시기여서 엄마는 여러 모로 진땀을 빼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 한창 힘들 시기지.'


이렇게 생각하고 밥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주위가 조용해졌다. 다시 그 테이블을 보니 식사가 차려져 있었고, 아이 엄마가 음식을 잘게 쪼개어 아이 입에 넣어주고 있었다. 아이는 그 자그마한 볼에 음식을 가득 집어넣고 행복해하면서 먹고 있었다. 통통한 볼살과 그 옆으로 짧게 커트 친 머리가 너무 귀여웠다. 나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다.


내 아이가 먹는 모습도 아닌데 배가 불러왔다. 요즘따라 이런 일들이 꽤 많다. 잘 자라나는 것들을 보면 그게 아이든 꽃이든 식물이든 마음속에 뭔가가 차오르는 기분이 든다. 대견하다. 사랑스럽다. 신기하게도 내 것이 아닌데도 그렇다.


누군가에게는 나도 그러려나.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행복하고 배고픈 사람, 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