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함의 역설
꽤 예전부터 느껴 왔던 것이 있다. 사회적으로 볼 때 결혼 적령기가 훨씬 지난 나이까지 혼자 살고 있고, 또 혼자 사는 게 훨씬 좋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특징 말이다. 그들은 대부분 우리보다 완벽했다. 살림을 하는 모양새도 그렇고, 사는 방식도, 직업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모두 그랬다. 물론 전부 다 살펴보지 않았기 때문에 100% 그렇다고 확신할 수 없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랬다.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었다.
"와.. 진짜 1등 신랑감인데(신붓감인데) 이런 사람들은 꼭 결혼을 하지 않으려고 하더라."
반대로 이런 경험도 있었다. 이 사람은 너무 빈 곳이 많아서 결혼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의외로 쉽게 결혼에 골인하는 경우였다. 왜 그럴까?
조금 더 생각해보니 답이 나왔다. 한 사람 자체로 완벽에 가까운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만의 기준이나 관점을 가지고 생활이 세팅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이에 끼어들거나 변화를 주는 것을 힘들어한다. 왜냐면 그 자체로 완벽하고 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빈 곳이 많은 사람들은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빈 곳을 조금이라도 메워줄 사람이 나타나면 타인을 자신의 생활 반경 내로 좀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 같다. 이 반경이 점점 좁아지다 보면 결혼이라는 걸 생각하게 되는 걸 테고 말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부족함이라는 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모자라고 부족한 사람이기에 타인과 가장 긴밀한 관계를 맺게 되고, 거기서 여러 가지 인생의 맛을 볼 수 있게 되니 말이다. 또한 부족한 사람 둘이 만나 살다 보면 오히려 더 풍성한 하루하루를 누릴 때도 많지 않은가. 그럴 때면 부족했던 내가 거기에 머물지 않고 손을 뻗었다는 사실이 감사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