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타임을 북타임으로

책 읽는 시간

by 서이담

아이폰에는 스크린타임이라는 기능이 있다. 일주일간 내가 핸드폰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얼마나 사용했는지를 일주일에 한 번 리포팅해 주는 어플인데 일요일 오전에 띠링하고 스크린타임 알림이 울리면 나는 절로 숙연해진다.


‘내가 이렇게 핸드폰을 많이 봤었나.’


‘이렇게 쓸데없는 데에 시간을 허비했나.’


이런 생각이 든다. 필요 없는 줄 알면서도, 쓸데없는 줄 알면서도 지하철에서, 길을 지나가면서 나는 무심코 휴대폰을 켜고 의미 없는 뉴스나 웹툰을 찾아보거나 유튜브를 보곤 한다. 하지만 이런 쉬운 즐길거리들은 남는 것도 없다. 그래서 허무하다.


몇 주 전, 남편과 이야기를 하다가 살짝 충동적으로 남편과 핸드폰 기기를 바꾸었다. 내 핸드폰 화면이 크고 남편 핸드폰은 작았는데, 핸드폰 크기가 커서 작은 핸드백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게 핸드폰을 바꾸게 된 계기였다. 그런데 막상 바꾸고 나니 신기한 점이 생겼다.


‘이상하다. 화면 크기가 작아졌을 뿐인데 왜 이렇게 유튜브가 재미가 없지?’


화면 크기만 바뀌었을 뿐인데 재밌게 보던 영상이나 콘텐츠가 별 재미가 없게 느껴졌다.


마음을 좀 더 내보았다. 오가며 핸드폰을 보는 시간을 책을 보는 시간으로 바꿔보는 거였다. 가방 속에 책 한 권을 넣었다. 틈틈이 책을 읽었다. 핸드폰 대신 책을 읽으니 눈도 피곤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책을 보는 시간이 나를 좀 더 풍성하게 만들어주었다. 더 이상 ‘내가 뭐 한 거지?’ 하는 마음이 들지 않았다.


명색이 작가인데, 진작 좀 더 읽을 걸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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