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져야 본전이니까
오늘 오랜만에 전 직장 동기들을 만났다. 밝은 얼굴, 자존감을 올려주는 즐거운 대화, 맛있는 음식 그리고 생각지 못한 깜짝 선물들이 긴 시간을 행복으로 꽉 채워주었다. 식사를 마치고 카페로 들어가 대화를 이어갔다.
이런저런 대화 주제가 오고 간 뒤 이직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대부분 친구들은 내 첫 직장이자 전 직장에서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었고 나와 한 친구만 직장을 옮긴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이직을 준비하고 있던 친구도 있어서 이런저런 격려의 말을 해주었는데, 그 친구가 내게 이런 말을 했다.
"이담이는 능력이 많으니까 이직을 잘했지."
나를 칭찬하는 말이었다. 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았다. 객관적으로나 주관적으로나 나는 다른 친구들과 비교했을 때 압도적으로 다른 뭔가가 있지는 않았다. 그저 예전 회사가 지겨워졌고, 그걸 버틸 만한 동력이 없었으며, 그런 마음을 행동으로 옮겼다는 것뿐이었다.
"아니야. 나는 그냥 이직하고 싶어서 이직을 한 것뿐이야. 그렇지?"
하면서 함께 이직한 친구에게 의견을 물었다.
"맞아"
"응. 능력이 있어서 이직을 했다기보다는 그냥 이직을 하고 싶은 사람이 이직을 하는 것 같아."
이직뿐만이 아니다.
모든 일은 할 수 있는 능력이 주어진 사람이 맡게 되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사람에게 맡겨지는 것 같다. 인생에서 8할은 운이라고 볼 수 있는데, 그 운은 생각하는 사람에게 오는 게 아니라 행동하는 사람에게 오는 것이다. 생각만 했을 때는 굉장히 크고 거대한 일 같았는데, 막상 실천에 옮기면 두려움은 사라지고 생각보다는 쉽게 얻어낼 수 있는 일들이 많기 때문이다.
행동하는 사람에게는 더 높은 확률로 성공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달까. 물론 덮어놓고 행동하기 때문에 많이 깨지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지만 정말 해보고 싶은 게 있다면 별생각 없이 그냥 해보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밑져야 본전 아니겠는가. 공수래공수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