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내 인생, 너의 인생
최근에 친한 언니에게서 자주 연락이 왔다. 자신이 처한 이런저런 상황에 대해서 답답하기도 하고, 이래도 될지 모르겠다며 물어왔다.
“언니~ 언니 자신을 너무 바꾸려고 하지 말아요.”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그냥 흘러가는 대로 해요. “
나름 고심하면서 이런저런 대답을 해주었다. 그런데 조금 시간이 지나면 언니가 예외 없이 꼭 내가 해준 조언과 다른 행동을 했다. 힘이 빠졌다.
‘왜 내 이야기를 듣지 않으면서 자기 이야기를 또 하는 거지?’
어느 날은 언니가 다른 사람에게도 조언을 구했는데, 그분이 언니가 하고 싶은 대로 해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런데 옆에서 듣고 있던 그분의 아내가
“무슨 소리야. 얘가 당신 딸이라고 생각하고 이야기해 봐.” 라며 남편이 했던 말에 반대를 했다고 했다.
나는 옳커니 하며 그 이야기를 다시 해주었다. 언니가 본인의 딸이라고 생각하고 행동해 봤으면 좋겠다고. 그러면 모든 것이 명확해질 거라고. 언니도 알겠다고 했다. 씩씩거리며 단호하게 내 생각을 이야기했는데 내 마음 한구석이 뭔가 찜찜했다.
그날 저녁이었다. 아이를 봐주시는 시어머님 건강이 좋지 않아 친정엄마가 대신 집에 오신 상황이었다. 엄마는 따뜻하게 나를 맞아주셨다. 자기 전 남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남편이 최근에 우리 부부가 내린 결정에 대해서 엄마에게 이야기를 드렸다고 했다. 예상했지만 엄마도 우리 부부의 결정에 바로 찬성을 하지는 않으셨다.
그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의 엄마라고 생각하고 결정하는 일은 불가능하구나. 그리고 그 딸이 엄마의 말을 듣지 않는구나 ‘
나조차도 그랬다. 누군가의 말을 들을 수는 있지만 그것은 오롯이 나의 선택이었다. 나를 진심으로 걱정해 주고 사랑해 주는 엄마의 말도 마찬가지였다. 내 인생은 내가 선택하고 책임지는 거였다.
다음날, 언니에게 문자를 보냈다.
‘언니. 어제 언니에게 이런저런 조언을 하고 마음이 좋지 않더라고요. 생각해 보니 저도 딸이지만 엄마가 원하는 대로 살고 있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딸이라고 생각하더라도 그렇게 따라지지 않는 게 마음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마음까지 존중하는 게 맞고요.
언니~ 저는 언니가 다른 누구의 조언이 아닌 자신의 생각대로 언니에게 가장 좋은 결정을 하기를 바랄게요 ㅎㅎ
결국 선택보다도 선택 후의 과정이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니깐요.
파이팅입니다!‘
언니에게 보내는 메시지였지만 나에게도 보냈다. 우리 모두 파이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