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 리셋되어도

나쁜일이라고 생각했던 일도 다 좋았다

by 서이담

한 해 동안 의지하던 팀장님이 이제 다른 곳으로 옮겨지실 거라는 소문을 들었다. 좋은 곳으로 가시기 때문에 축하할 일이지만, 함께 일하는 팀원의 입장에서는 서운함이 컸다. 어떤 분이 새로 오 실 건지에 대한 두려움도 생겼다.


‘막막하네.’


남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산책을 했다. 남편은 묵묵히 잘 들어주더니 이런 말을 해주었다.


“내가 요새 게임을 하는 게 있는데 말이야. 그 게임에서 4가지의 아이템을 주거든? 그걸 가지고 막 게임을 해. 그러면 꼭 그 4가지의 아이템이 최적의 아이템 같고, 더 이상 좋은 것은 없을 것만 같아. 그런데 말이야.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게임이 리셋되고, 내가 전에 쓰던 아이템보다 더 후져 보이는 아이템들이 주어져.”


“응”


“근데 계속 쓰다 보면 또 그 아이템들이 되게 좋아. 오히려 전에 것보다 훨씬 좋다고 느껴지더라고.”


불안했던 마음이 남편의 말을 들으니 편안해졌다. 생각해 보니 올 초에도 조직변경이 있으면서 내가 의지하던 맞사수가 다른 부서로 전배를 가게 되었다. 하늘이 꺼진듯한 막막한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한 해를 돌아보니 오히려 사수가 자리를 비웠기 때문에 나 자신이 더욱 성장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 어떻게든 되겠지. 걱정하지 말자. 오히려 더 잘 된 일일지도 모르겠어.”


“응. 그리고 만약 더 안 좋은 일이 생기더라도, 안 좋은 일이 지나가면 더 좋은 일이 올 거예요.”


“그렇게 살아왔잖아 우리.”


나이를 드니 좀 편해지는 것도 있다. 모든 것이 다 지나간다는 걸. 좋은 일도 좋지 않은 일도 다 보통 일이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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