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네 살과의 지독한 밀당
지금 우리 아이는 다섯 살.
생일이 12월이니 사람들이 소위 말하는 '미운 네 살'이다.
아들에다가 미운 네 살인 이 녀석과 요즘 나는 사사건건 부딪힌다.
고집이 점점 세지는 아들
그에 못지않게 고집이 센 나
이 둘이 서로 맞붙으면
결국 어느 하나가 소리를 고래고래 질러야만
그 싸움이 끝이 난다.
오늘도 그랬다.
차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노래가 나오지 않는다며 떼를 쓰는 아이에게
난 결국 소리를 질렀고,
그런 아이는 집에 가는 길 내내 훌쩍였다.
나는 그런 아이의 얼굴을 쳐다보지도 않고 냉랭하게 있었다.
나는 마치 아이처럼 내 아이를 대했다.
참 못난 어른이다.
집으로 와서 아이를 씻기고
내 마음이 조금 가라앉았음을 확인한 뒤
아이와 함께 소파에 가서 앉았다.
"엄마가 아까 차에서 운전하고 있을 때 아들이 그렇게 떼를 쓰면 어떡해.
엄마가 운전에 집중하지 못해서 사고가 나면 우리 둘 다 크게 다치게 돼.
그래서 듣고 싶은 노래가 잘 나오지 않아도 조금 기다려주고 참아줘야 해."
아이를 타일렀다. 아이도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라고 한 뒤 나도 미안하다고 이야기해주었다.
소리 질러서 미안하다고,
내가 엄마인데 더 따뜻하게 너를 타이르지 못해 미안하다고 이야기해주었다.
"괜찬나."
아이가 짧은 혀로 이렇게 말했다.
아이는 금방 내게 안긴다.
그리고 배시시 웃는다.
어른이 어른에게 이럴 수 있을까 생각하면 고개가 절로 저어진다.
아이는 쉽게 용서한다.
그리고 다시 곁을 내주는 데 익숙하다.
이럴 땐 내가 아이를 사랑하는 것보다 아이가 나를 더 사랑하는 것 같다.
Photo by Magdalena Smolnicka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