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아이의 얼굴에 먹구름이 끼었다
어느 햇살 좋은 날 아이와 놀이터에 왔다.
놀이터 한 구석에 있는 벤치에 앉아 있겠다고 아이에게 말해주고는 벤치에 앉아 노는 아이를 지켜보았다.
아이도 우리의 위치를 살피고는 이내 안심한 듯 미끄럼틀도 타고 바닥에 있던 벌레도 구경했다.
평화로운 시간이었다.
그 날 한적한 놀이터에는 우리 또래로 보이는 다른 가족이 있었다.
곧 그 가족이 짐을 싸서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그런데 그 모습이 아이의 시야에 잡혔나 보다.
순간 아이의 얼굴이 굳어졌다.
얼굴에 먹구름이 끼었다.
홱 찡그린 얼굴로 울면서 그 가족을 향해 달려가려고 했다.
아마도 우리가 자기를 떠나고 있다고 착각을 한 것 같았다.
나는 아이를 향해 달려가서 아이를 꼭 안아주었다.
"우리는 계속 벤치에서 널 보고 있었어.
저건 다른 가족이야.
안심해."
이야기해주었다.
"엄마 아빠 안 없어져?"
아이가 말했다.
문득 부모가 아이를 떠날 때 아이가 저 얼굴이 되겠구나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Photo by 서이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