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 독서치료실도 있답니다.

출간소식도 전해요^^

by 라온써니

도서관에 독서치료실도 있답니다.


“과장님~ 독서치료실로 가고 싶습니다. 제가 이번 달에 책도 출간하거든요. 평소에 책에 관심이 많아서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맡겨만 주신다면 정말 잘할 수 있습니다.”

간절함과 애절함을 넘어선 처절한 눈빛으로 과장님을 바라본다.


과장님께 말씀드린 것은 한 글자도 빼놓지 않고 진심이긴 하다. 하지만 사알짝 걸리는 것은 그 이면에 자리한 디지털 부서에서 빠져나오고 싶은 마음 때문에 MSG가 추가되었다는 것을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알기 때문이다.


절실한 마음에 MSG가 아니라 독약이라도 첨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결국 하늘은 두드리는 자에게 열리는 것일까? 나의 바람은 믿을 수 없는 현실이 되어 올해부터 나는 독서치료실로 자리를 옮겼다. 꿈에 그리던 곳으로 입성한 순간 이곳에 발을 들이기 위해 나의 입 밖으로 흘러나왔던 근거 없는 말들이 머릿속에 맴돌기 시작했다. 또한 나 같은 몇 명을 제외한 대부분 오기 싫어하는 자리라는 지인들의 말들도 떠올랐다.


‘나는 과연 내가 뱉은 말처럼 잘 할 수 있을까?’

‘나는 정말 책에 관심이 많은가?’

수많은 의심과 불안이 머릿속에 가득 찼다.


내가 책을 좋아하는 것은 사실이다. 독서치료실에 와서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책들이 꽂힌 서가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것만으로도 그 기운이 닿는 건지 왠지 모를 위로가 되었다.


하지만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은 별개 문제다. 내가 과연 일을 잘할 정도로 책에 관심이 많은가에 대해서는 자신이 없어진다. 바쁜 가운데에서도 한 달에 책 3~4권은 꾸준히 보고 있지만 ‘독서치료’라는 단어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진다.


특히 “책 출간”=“글을 잘 쓴다”라고 결론짓는 분들이 많아 당황스럽다. 다음 주에 책이 출간되는데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내가 어쩌다가 책을 내게 된 것일까 지금도 얼떨떨하다. 막상 책이 나온다고 생각하니 부끄럽고 사람들이 욕할까 봐 걱정되는 마음도 생긴다. 마음이 쪼그라들 때마다 출판사가 나를 선택할 때는 뭔가 있을 거라고 굳게 믿으며 간신히 마음을 안정시킨다. 독서치료실에서는 서평 등 글을 쓸 일이 많은데 ‘책을 출간했다면서 겨우 이거야?’라고 비웃을까 두렵다.


이 두려움은 독서치료실에 무엇을 하는 곳인지 정확히 모르는 것에서 시작되는 것 같다. 도서관 사서인 나도 독서치료실이 도서관마다 있는 게 아니기에 항상 호기심 어린 눈길로 바라보곤 했다.


‘무엇을 하는 곳일까?’

‘독서+치료’ 두 단어 조합은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동시에 마음을 설레게 했다.

일단 나부터 당장 치료가 시급하다.


요즘은 약과 함께 책을 처방하는 정신과나 한의원이 있고, 이야기를 나눈 후 맞춤형으로 책을 처방하는 독립 책방에 대해서도 들었다.


그럼, 도서관에 있는 독서치료실에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같은 도서관에 있어도 디지털 부서에서 근무했던 나는 이곳이 생소하기만 하다.

급한 마음에 네이버 검색창에 ‘독서치료’라고 쳐본다.


문제, 진단, 그에 관한 처치 등을 이해하는 데 유익한 도서를 매개체로 하는 치료에 대한 총칭으로 심리적 성장 및 심리 치유를 목적으로 하는 모든 독서 관련 행위

<네이버 지식백과>

주변에 꽂혀있는 우연히 눈에 들어온 자료를 보니


독서치료 이론에서 말하는 동실시(identification, 카타르시스(catharsis). 통찰(insight)의 경험이 참여자 자신의 주체적 노력에 의해 담보되고 체화될 수 있도록 구조화되어 있는 것이다. 이 교육과정에서 참여자는 통상 다음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모임을 준비하도록 안내받는다.


1. 먼저 치유적 책 읽기(혼자서 한다.)

2. 다음으로 치유적 글쓰기(혼자서 한다.)

3. 마지막으로 치유적 말하기(모임에서 사람들 앞에서 말한다.)

<김정근, 자아 성장을 위한 체험형 독서치료, 서울 도서관협회>


이리 보고 저리 보아도 독서치료라는 용어는 아리송하다. 거시적인 문제는 일단 접어두고 당장 해야 할 일을 체크해 본다.


‘이럴 땐 이런 책’이라는 상황에 따라 도움을 주는 책을 선정하고 소개하는 업무가 있다. 한 달에 성인 책 두 권을 선정하고 짧은 서평을 써야 한다. 독서치료실 서가를 이잡듯 뒤져 미친 듯이 읽고 성심을 다해 추천해 보리라 다짐해 본다. 업무가 바빠서 책 읽고 서평 쓰기는 집에서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말이다. 독서치료 이론의 1번 ‘치유적 책 읽기’에 도움이 되는 업무라는 생각이 든다.


성인 독서회를 운영해야 한다. 오호~ 내 돈 주고 과외 시간을 따로 내어 독서회에 참여했는데, 업무로 독서회를 운영하고 참석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다. 행복한 독서회 운영을 위해 이 한 몸 바쳐보고자 다짐한다.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서로 보듬고 치유하는 독서회를 꿈꾸어 본다. 그럼 이건 3번 치유적 말하기를 위한 업무인가?


나머지 업무 분장을 보니 ‘사서 맞춤 책 처방’, ‘연합 독서치료 프로그램 개발’, 사서를 위한 독서치료 프로그램 연수 등이 있다. 무슨 일을 하는지 정확히 파악할 수 없는 단어들을 보니 어지럽기만 하다. 하지만 독서치료실의 업무들이 나를 행복하게 해주고 다른 분들의 행복에 아주 조금이라도 도움을 드렸으면 좋겠다. 그렇게 차곡차곡 쌓이는 따뜻한 경험과 마음들을 글로 남기고 싶다.


*출간 소식도 전해 드립니다.

사서 고생/김선영/문학수첩

다음 주 금요일부터 온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입 가능하다고 합니다.

출간되면 다시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출판사에서 출간을 앞두고 소소한 이벤트도 하네요.


https://blog.naver.com/moonhak91/222975828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