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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온써니 Jun 06. 2024

오늘은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렇게 기분이 좋을 때도 있어요.ㅎ

어제는 정말 근무 중에 일분도 허투루 쓰지 않고 많은 일을 해냈다.  월급 값을 해냈다는 생각으로 약간의 보람도 느꼈으나 몸과 마음의 에너지를 다 쓴 나의 몸은 정처 없이 부유하고 있었다.

자전거를 타고 퇴근하면서 집주변을 몇 번 더 돌면서 어딘가로 떠있는 마음을 가라앉혀 보고자 애쓸 정도였다.

정신줄이 하나도 안 남아 있을 때 할 수 있는 행동은 멍하니 유튜브 보기다.

요즘 내가 꾸준히 보고 있는 무엇이든 물어 보살.ㅋ

각양각색의 사연과 서장훈의 멘트, 댓글 등 너무 재미있다.


어제 본 것 중에 두 개의 댓글이 인상 깊었다.

첫 번째는 '건전한 일을 할 수 있고 건전한 동료들을 만날 수 있는 직장을 가지고 있는 것은 큰 복이다'


무엇이든 물어 보살을 보면서 존경스러운 사람들도 많지만 왜 저리 살까 하는 사람도 많았다.  

딸이 있는 데도 남자한테 계속 돈으로 사기를 당하면서도 아빠를 만들어주겠다면서 네 번이나 결혼과 이혼을 반복하는 사람 등 내 주변에서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이해하기 힘든 사람들이  많았다.


친구한테 악의적으로 돈을 뜯기거나 바람을 수십 번 피우는 남자 등 인간 이하의 사람에게 당하는 선한 사람들도 많이 나오는데 세상에는 나쁜 인간들이 많구나 싶었다.


무엇이든 물어 보살을 보면서 내가 하는 일이 매우 건전한 일이라는 것과 내 직장 동료들이 비교적 건전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간 너무 당연하게 생각해 왔던 것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두 번째는 '인정욕구가 가장 쓸데없는 것이다'


'인정욕구'는 양날의 검처럼 잘 쓰면 좋지만 나쁘게 쓰면 나의 인생을 망칠 수 있는 것 같다.  

누구나 장점과 단점, 강점과 약점이 있으므로 나에게 맞는 사람, 나에게 맞는 환경에서는 인정받고, 그렇지 않으면 인정을 못 받을 수 있다.


그런데 특정 사람의 개인적인 의견들,  특정 환경의 나의 미숙함에 상처받고 자존감이 내려갈 수 있다.  그럴 필요가 없는데도 말이다.


인정욕구가 나를 헤치지 않으려면 나에 대한 건강한 자존감이 빵빵하게 차있어 외부의 공격이 들어왔을 때 흡수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내가 무엇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또한 뭘 잘하기 때문에 가치 있는 것이 아니라 나의 존재만으로 가치가 있다는 마인드를 장착해야 한다.


사실  누가 나를 비난한다고 치자.  그것이 사실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어떻든 간에 그것은 나의 자존감과는 상관없는 것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사실이 아니라면 무시하면 되고, 사실이라면 그런 점이 나에게 있다고 쿨하게 인정하면 된다. 누구나 다 단점이 있으니까 말이다.  


그러려면 자신에 대한 확고한 신념, 안정된 생활 환경 등  정서적 안정감이 뒷받침되어야겠다.


나는 요즘 나의 인정욕구를 바라보면서 꾸준히 내려놓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예전에 비해 많이 발전한 것을 느낀다. 나이 들어서 슬픈 일도 많지만 이렇게 정서적으로 발전하는 내 모습을 볼 수 있고 이로 인 해 더 편안한 마음을 품을 수 있다는 것은 아주 좋다. 나는 나이 들수록 전체적인 행복 도는 올라가고 있다.


오늘 쉬는 날이라 너무 좋은데 이 쾌감도 어제의 고통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것을 아는 나이가 되면서 어제의 고통을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되었다.  


또한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고 산좋고 물좋은 곳이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나의 고통들도 이로 인해 얻는 것들을 떠올리면서 나의 기쁨과 슬픔을 한꺼번에 인정하도록 노력하는 마음의 자세를 장착하게 되었다.(물론 쉽지는 않다. 하지만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요즘 고맙고 이쁜 딸의 모습도 중학교 때 방황을 겪었기 때문에 더욱 감사함을 느낀다는 것도 안다.

아참 나중에 기억하기 위해 딸과의 에피소드를 남겨야겠다.

어제는 아이가 감기로 고생하는 데 하필 넘어지기까지 했다. 출근한 후  걱정이 되어 몸은 안 아프냐고 톡를 보냈다.


"몸은 안 아프니?"

"아파"

"어디?"

"머리"

"감기 몸살이야?"

"어깨, 무릎"

"어머 넘어져서 아픈 거야?"

"발무릎발"ㅋㅋㅋ


딸의 농담을 한참 만에 알아들을 나는 행복했다. 사실 감기도 다 안 나아서 오늘 병원에 갔지만 아픈 가운데에서도 이렇게 농담을 건네주는 딸을 보면서 잘 키웠다 싶었다. 유머는 수준 높은 정신 활동 아닌가? ㅎㅎ


또한 사춘기임에도 엄마를 좋아하는 딸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아무 일도 없이 지나가는 하루하루다.  어떤 철학자가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사치가 권태라고 하지 않았나~

약간은 지루할 수 있는 나른한 하루하루를 사랑한다. 아니 기적 같은 하루라고 생각하고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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