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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온써니 Jun 07. 2024

우리는 지구에 잠깐 머무는 여행자

사소한 걱정들아 물럿거랏!


어제는 집에서 정말 잘 쉬었는데 막상 밤이 되니 잠이 오질 않았다.

이성적으로 나의 직장의 장점에 대해 곱씹으며 이 정도면 괜찮다고 다독였지만, 이거 몸이 거부반응을 하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무엇보다 아이가 늦게 자니 나도 잠을 설치게 된다. 

일찍 잤으면 좋겠는데 공부한다고 저러니 뭐라 할 수 도 없고... 하지만 일찍 자라고 10번씩 권유는 한다.



아이는 친한 친구랑 구글 미트로 집에서 온라인상으로 새벽까지 함께 공부를 하니 참 좋은 세상이다 싶다. 

문제 풀다가 모르는 것은 서로 화상으로 가르쳐 주기도 하고... 자료도 공유한다. 

아이패드를 들고 다니면서 모든 필기를  하고, 친구들끼리 공스타를 하면서 서로 응원해 주는 신기한 세상이다. 



아이가 일찍 자지 않아도 미리 잠을 자는 편인데 어제는 정말 잠이 안 오면서 일찍 자야 한다는 압박감까지 더해 점점 미쳐가고 있었다. 



정신 상태가 안 좋으니 갑자기 직장에서 내일 할 일의 목록이 떠오르면서 그에 수반하는 자잘한 걱정들까지 무자비하게 공격해왔다. 


'이렇게 하면 감사에 걸리지 않을까?'

' 이렇게 하면 이런 일이 생기지 않을까?'

'과연 일이 잘 될까?'


하는 사소한 걱정들이 나를 잠식해 오고 숨이 가빠 왔다.



요즘 요가를 하면서 중요성을 깨달은 호흡을 해보았다. 

가쁜 숨을 천천히 하기만 해도 뇌는 긴급 상황에서 빠져나갔다고 착각하며 안정을 취한다고 하지 않았나?

뇌에게 착각을 일으키자. 빨리 숨을 크게 들이 마시고 천천히 내쉬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인지 저녁에 읽었던 책의 내용이 번뜩 생각이 나는 것이 아닌가?

김영하의 '여행의 이유'를 읽고 있는데 거기에서 본 그림이다.

가끔은 쓸모없어 보이는 책 읽기가 위기의 순간에 구원의 손을 내밀 수 있구나 싶었다.

출처 NASA



달에서 본 지구는 너무나 아름다운 파란 구슬이다. 

우리는 지구라는 아름다운 행성에 함께 탄 여행자라는 것이었다. 


멀리서 보이는 저 동그란 지구를 우주라는 망망 대해에 떠있는 럭셔리 우주 크루즈 정도로 생각한다면 우리는 우주의 시간에 비하면 정말 아주 작은 시간만 머무는 여행객이 아닌가?

그런데 나 지금 그깟 기안 서류의 구성에 잠 못 드는 건가?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작은 걱정들이 스멀스멀 사라졌다.

될 대로 돼라~ 안 죽는다...

하나의 문이 닫히면 하나의 문이 열린다는 성경 말씀도 있지 않나. 



이런 걱정에 잠식되기에는 지구 크루즈 승선 시간이 너무 짧다. 

여행의 놀라운 것들을 즐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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