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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온써니 Jun 04. 2024

연약한 나를 인정해야겠다.

'산이 웃었다' 그림책을 읽고

그림책을 함께 읽고 글을 쓰는 모임을 가입하고 어제부터  시작했으나 왜 이리 글이 쓰기 싫은지.... 

그럴 거면 왜 가입했는지... 

다행히 오늘 쉬는 날이라 정말 할 일이 없는 가운데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다. 

집안일은 잔뜩 쌓여있으나 애써 외면 중.

오늘 딸이 진로체험하는 날이라 아침밥을 주고 이런저런 챙겨주니 10시 30분... 여름 교복을 두 벌 샀는데 아무래도  한 벌은 더 사야 할 것 같아서 교복점에 전화하니 딱 사이즈가 하나 남았다는 귀한 정보 입수.

11시 50분에 시작하는 요가를 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교복을 살 수 있으면 교복 사러 나가는 김에 요가를 가야겠다고 나 자신과 타협했는데...

교복점에 가야 하니 반강제로 요가까지 하게 되었다. 

그런데 웬걸 자전거를 타고 막상 나가보니 날씨가 화창해서 기분이 너무 좋은 게 아닌가?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과 오래된 아파트를 둘러쌓고 있는 무성한 나무들, 그리고 산들거리는 바람....

요가도 아주 적당한 강도로 진행해 주셔서 운동도 잘하고 기분이 좋았다.

귀차니즘에 져서 안 나갔으면 어쩔 뻔했나 싶다. 

사실 자연의 아름다움에 대해 새롭게 느낄 수 있는 것은 오늘 읽은 블로그 글 때문이다.

내가 가입한 글쓰기 모임에는 단톡방이 있다. 귀차니즘에 절여져서 누운 채  다른 문우들이 쓴 글을 보다가 나의 시선을 사로잡은 글이 있었다. 

아마도 장소는 외국인 듯했는데 아이를 데려다주고 오는 길의 나무들과 바람이 좋고 그 안에 깃들어진 더 큰 존재, 즉 신의 모습을 느끼면서 힘든 마음을 다잡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연약함을 고백하는 문장도 있었는데 공감이 되었다. 건강한 마인드의 좋은 글을 읽으니 그 밝은 기운이 나에게도 전해지는 듯 했다.

사실 그림책을 미리 봐야 하는데 도서관에 검색하니 없어서 살까 말까 하다가 그림책을 그다지 애정 하지 않는 나는 한번 볼 것을 만 원을 넘는 돈을 주고 사는데 주저되어 결국 필수 준비물인 그림책 읽지도 않는 불량 학생이었는데 이 블로그에서 밀리의 서재에 그림책이 있다는 황금 같은 정보를 입수하고 바로 읽게 되었다.

책 제목은 '산이 웃었다./사라 도타니/ 책빛' 이다.  

그림책을 읽으며 거대한 자연이 주는 위로랄까~ 신의 따스함을 느끼고 나의 연약함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즉 방금 읽은 문우의 글과 그림책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내 마음에 따뜻하게 스미는 무엇인가가 있었다.

이렇게 글을 쓰니 내가 믿음이 좋은 신자 같은데... 천주교 집안에서 영세와 견진까지 받은 엄연한 천주교 신자지만 성당에 안 간지 수십 년이 지난 나이롱 신자.. 사실은 종교하고는 친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나는 교회나 성당 같은 단체하고는 친하지 않고 아직은 그러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지만 신의 존재는 믿는다.  

이렇게 글쓰기 모임처럼 자극이 없으니 신의 존재에 대해 자꾸 잊어버리게 되는 것 같다. 

그림책과 블로그 글 덕분에 작은 식견으로 세상을 판단하며 내 마음대로 안 된다고 짜증 내고 했던 것은 세상과 신에 대한 겸손함이 부족했던 것이 원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연약한 함을 인지하고 집착을 빨리 내려놓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산이 웃어준다고 하지 않나. 신은 자애로운 분이니 '어떻게든 흘러가고 결국 해피엔딩'이라고 믿어야겠다.

세상일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은 알고도 남을 나이가 되었지만, 극 j인 나는 소소한 것이라도 계획에 틀어지면 스트레스 받는 불안도가 높은 사람이다. 

이것을 낮추기 위한 발버둥은 매일 이어지지만 오늘 생각지도 않은 방법으로 위로를 받았다. 

나의 마음 깊숙한 곳에 세상을 컨트롤할 수 있을 것이라는 아니 하고 싶다는 어리석은 생각을 내려놓고 

'진인사 대천명'의 마음을 빨리 장착해야만 한다는 것을

생각을 단순화하고 신을 생각하면서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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