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해 보이는 말이 절실하게 느껴지는 요즘
오래간만에 편안한 주말을 보내고 있다.
점심으로 직원 추천으로 알게 된 직장 근처 백화점 팝업 스토어에서 산 '사과 떡볶이'를 해 먹고 나는 거실에서 공부를 하는 딸을 보면서 안방에서 글을 쓰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면 소소한 일상인데 오늘따라 진한 행복감이 느껴진다.
요 며칠 스트레스를 받으며 걱정에 지배되었을 때 이를 극복하려는 과정에서 소소한 일상의 소중함과 그것을 느낄 수 있는 마음의 공간의 중요성을 느꼈다.
이때 알게 된 '위라클'이라는 유튜브 채널도 일상의 기적을 되새기는 대 큰 몫을 했다.
박위는 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된 후 문병을 온 친구가 허리를 세우고 앉아있는 것 혼자 걸어가는 것을 보면서 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을 기적으로 느끼기 시작하자 지금 할 수 없는 것보다 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하게 되었고 삶의 기적과 기쁨을 느꼈다고 한다.
박위는 원하는 것은 가져야 하고, 하고 싶은 것은 해야 하는 성격이었다고 했다. 그런데 사고로 인해 하반신 마비가 된 후 하고 싶은 것을 포기하는 마음의 여유가 생겼고 느리게 사는 것의 기쁨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어제는 사과 떡볶이를 사러 가면서 함께 간 직원이 요가 관련 이야기를 해주었다.
"요가하면서 새로운 버킷 리스트 생겼어요. 언젠가 발리에서 하는 4주짜리 요가 강사과정을 해볼 거예요. 요가원에서 어려운 동작을 하다 보면 힘들고 언제 끝나나 시계만 보잖아요.
예전에는 힘든 동작할 때마다 짜증 났는데 버킷 리스트가 생기니까 마음가짐이 달라졌어요. 외국에 나가서 다른 나라 사람보다 뒤처질 순 없잖아요."
직원의 말을 들으며 최근에 읽은 신경숙의 '요가 다녀왔습니다'가 생가 났다.
"최근에 작가가 책 홍보차 외국에 나갈 때 근처 요가원에 가서 요가하는 이야기를 읽었는데 재미있더라고요.
전 세계에 이렇게 요가원이 많은지 몰랐다니까요."
"맞아요. 요가는 나이에 상관없이 할 수 있고, 이것을 통해서 재미있는 경험을 많이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샘도 발리에 가서 강사 자격증 따세요.
발령 나면 우리 헤어지겠지만 언젠가 다시 만날 때는 거꾸로 서서 발로 인사해요. 호호호.
운동하기가 지루하고 힘들더라도 좋은 생각하면서 끝까지 유지하자고요!!"
운동을 전혀 안 하던 내가 요가를 가게 된 것도 그 직원이 4주년 기념행사를 하는 요가원이 있는데 어제 등록했다며 오늘이 할인행사 마지막 날이라고 알려주면서 내 마음을 흔들어 놓은 덕분이다.
'빈둥거리는 시간에 운동이나 하자', '건강이 남는 거다'라는 단순한 생각에서 요가를 하고 있는 내게 새로운 의욕의 바람까지 넣어주고 있다.
직원의 말을 들으니 요가를 대하는 나의 마음이 조금 달라졌다.
같은 것을 경험하더라도 누구에게는 당연한 것을 넘어 지루한 것이 되고 다른 누구에게는 기적 같은 일상이 되기도 한다.
같은 운동을 하더라도도 누구는 보이는 현재의 모습에 머물며 딱 그만큼 느끼는 데, 다른 누구는 그곳에서 나만의 비전과 의미를 부여하면서 더욱 즐겁게 열심히 운동한다.
행복이 크기는 그 사람이 소유한 것에 비례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세상을 보는 관점 즉 마음의 힘의 크기에 비례한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되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