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결정하지 않아도 돼
어떤 마음이든 나의 마음은 다 소중
하루의 일과는 어떻게 채워야 할까? 일에는 4가지가 있다고 한다.
급하고 중요한 일, 급하고 중요하지 않은 일, 급하지 않은 데 중요한 일, 급하지도 중요하지 도 않은 일이다.
이 중에서 가장 소홀하기 쉬운 일이 급하지 않은데 중요한 일이라서 이것을 항상 마음에 두고 신경을 써야 한다고 한다.
이론적으로는 알겠는데 적용은 어렵다.
네 가지의 분류 기준은 오로지 나의 마음인데 이 마음이란 게 간사해서 매일 바뀌기 때문이다.
세상이 좋다고 하는 것 중에서 이런 것은 너무 원하지만 이런 것은 괜찮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세상 사람들이 급하고 중요하다는 것을 나는 괜찮다면서 슬그머니 중요하지 않고 시급하지 않은 것으로 내리기도 한다.
하지만 노력도 안 했는데 우연히 내가 원하지 않다고 결론 지은 쪽으로 좋은 일이 생겼을 때 크게 기뻐하는 나를 보며 정말 괜찮다고 했던 사람이 맞는지 의심하게 된다.
내가 없어도 좋다고 했던 마음은 하루하루 행복하게 살아야겠다는 거창한 핑계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치러야 하는 힘이 드는 노력을 회피하려는 방어기제는 아닌지 의심하게 된다.
아니면 안락한 생활로 인한 헝그리 정신의 부족이던가.
노력하기 싫어서, 노력해도 오지 않을 것 같은 불안감, 노력했는데 성공 못하면 시간 낭비가 될 것 같은 생각에 이런 모든 것을 회피하고자 진짜 나의 마음을 외면한 채 반대의 방향으로 튕긴 건 아닌지 의심하게 된다.
하지만 절실하지 않는 마음을 억지로 바꿀 수는 없지 않나?
모든 결정은 41 대 59처럼 장점과 단점이 혼돈되어 있고 하나를 얻으면 나머지를 과감히 포기해야 하는 데 그것이 어려워서 정신병에 걸린다고 했다.
친구도 인생은 정답은 없으니 좋은 결정 안 좋은 결정은 없다고 했다.
단지 진정한 승자는 빨리 결정하고 그것에 최선을 다해 노력 혹은 순응한 자라고 했다.
고민하는 시간은 비효율적이며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마음을 모르겠는데 어떻게 결정할 수 있으랴?
이런 상태에서는 어떻게 될지 모르니 양쪽으로 조금씩 걸치고 있으면 좋겠는데.. 성격상 이것도 쉽지 않다.
모든일에 최선을 다해야 후회가 없을 듯하고, 절실하게 최선을 다한 것은 상당 부분 결과가 나왔었다.
반대로 절실하게 하지 않으면 안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하지만 과정이 너무 힘들기에 말 그대로 절실함이 있어야 한다.
현재 나의 심리 상태는 원하기는 하는 데 절실함이 없는 상태다.
그럼 딱 그만큼만 하고 나중에 절실함이 생길 때 열심히 하면 되는데 성격상 그게 힘들다.
혹시 이것도 급한 성격의 부작용인가?
항상 빨리 결정해서 마음의 평안을 찾으려고 하고, 애매한 것을 견디기 힘겨워하는 참을성이 부족한 나의 성격 말이다.
어떤 방향으로든 흘러가겠지.
억지로 어떤 결정을 내리려 하지 말고 어정쩡하게라도 유지하자.
어정쩡한 것도 소중한 내 마음이니까.
그러다가 어떤 시점에서 확실한 마음이 생기면 그쪽으로 최선을 다하면 되지.
일단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되 최선을 다하지 않는 나의 자세에 스트레스받지 말고 인정하고 존중해 주자.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빨리 어느 한 방향으로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지 않으면 되지.
모든 것을 에누리 없이 효율적으로 살 순 없으니까.
김연아에게 연습할 때 무슨 생각 하냐고 기자가 물어봤을 때 "아무 생각을 안 하고 그냥 한다"라고 하지 않았나.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고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인지 잘 모르겠을 때
미래를 위해 견디는 일을 얼마큼 해야 하고, 현재를 즐기는 일을 얼마큼 해야 할지 혼돈스러울 때,
즉 어떤 것이 잘 사는 인생인지 해깔릴 때
너무 고민하지 말고 순간순간의 판단에 맡기면서 나의 마음이 지시하는 것을 그냥 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즉 '현재'에 집중해야 한다.
오늘 하루를 후회 없이 잘 살면 그것이 모여 후회 없는 인생이 되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