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와의 만남

출간일기 2

by 라온써니

드.디.어. 파주에 위치한 출판사에서 연락을 주신 분과 미팅을 가졌다. 파주로 가는 빨간 버스 안에서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한없이 설레는 마음만큼 실망에 대한 두려움도 커져 갔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 책 출간 관련해서 출판사에 간다는 게 믿기질 않았다. 오래 살고 볼일이다 싶었다. 한파 주의보라 긴장된 마음에 강추위까지 더해져 얼떨떨한 상태로 회의실로 들어갔다. 나에게 연락을 주신 과장님과 부장님 그리고 나 이렇게 셋이 마주 앉았다.


책 기획 의도, 방향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 주셨다. ‘아~ 다행히 사기는 아니구나.’ 마음이 놓였다. 연락을 주신 과장님은 나의 브런치 글뿐만 아니라 블로그도 보셨다고 한다. 재미있게 읽으셨다면서 내가 에세이를 쓸 수 있는 사람이라고 판단하셨다고 했다. 특정 직업+에세이를 쓸 수 있는 사람을 찾다가 운 좋게 내가 레이더망에 딱 잡힌 것 같다. 부장님은 독자가 책을 덮고 나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책을 내고 싶다고 하셨다.


‘나의 글은 마지막에 다짐으로 끝나는 게 많은 데 그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었나?’ 무엇 때문에 나의 글이 선택되었을까 자꾸 상상해 본다. 내가 브런치나 블로그를 하는 목적은 오로지 나를 위해서였다. 어차피 글쓰기 초보자라 어떤 목적을 가질만한 실력도 안되었다.


맛집 같은 정보성 글에 조회 수가 많았지만 나는 내가 쓰고 싶은 글만 썼으므로 조회 수에 연연해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리고 주구장창 내 이야기만 써댔다. 글을 쓰는 과정에서 위로를 받았다. 글쓰기는 나만의 놀이터이자 버팀목이었다. 그렇게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며 쓴 글을 좋게 봐주신 분이 나타난 거다. 출간을 제안해 주신 과장님이 나의 귀인처럼 느껴졌다.


두 분 모두 편안하게 대해주시고 말씀을 잘 들어주셔서 나도 모르게 2시간 동안 신나게 떠들었다. 기분 좋게 긍정적인 미팅을 마치고 숙제를 받아왔다.


'책 목차를 써내는 것'


책 한 권 분량의 목차를 보내면 검토하신 후 연락을 주신다고 했다. 즉 아직 책을 내는 게 결정된 것은 아니라는 거다. 급한 성격에 하나에 꽂히면 매진하는 성격이라 잠을 줄여가며 작성했다. 설 연휴 때 관련 책을 읽으면서 글감을 모아놓은 것이 도움이 되어 3일 만에 제출하였다.


출간 제의를 받고 2주가 지난 지금까지 미친 듯이 달렸다. 관련 서적도 10권 이상 읽고 어떻게 책을 써야 할까 수없이 고민했다. 아직 계약서를 쓴 것도 아닌 데 이게 무슨 짓인가 싶었다. ‘혹시 목차가 별로라 계약을 못 하겠다고 하면 어쩌지?’ 막연히 두려웠다. 갈 길이 구만 리인데 계약서도 쓰기 전에 나자빠질 것 같았다. 한편으론 책 출간을 간절히 원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는 계기도 되었다.


브런치 메거진 ’산전 수전 공중전‘에는 달랑 8개 글밖에 없다. 브런치에 글을 발행할 때마다 나의 보잘것없는 글에 대한 부끄러운 마음을 극복해야 했다. 그런 나에게 나의 글의 장점을 봐주고 출간 제의까지 해주시는 분이 나타났다는 게 놀랍기만 했다. '산전수전 공공도서관전' 메거진도 아주 사소한 계기로 만들게 되었다. 우연히 접한 ’내 책 내는 법‘이라는 책에서 글을 쓸 때 막연히 쓰는 것보다 주제를 부여하여 카테고리화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도서관 이야기를 메거진으로 만들었고, 이왕 만든 거 올해 가을에 브런치 북 응모전도 도전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당선될 거라는 기대는 1도 하지 않았으며, 응모하는 데 의의를 두고 언젠가 소장용으로 전자책을 만들어봐야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메거진을 만든 후 브런치 검색란에 ‘사서’라고 쳐보고 좌절했다. 나보다 글솜씨가 훌륭하신 사서 분들의 에세이가 넘쳐났다. 그냥 포기할까도 생각했지만 어차피 나는 구독자도 별로 없는 초보자니 글 연습이라고 생각하고 계속 써보기로 했다.


항상 나 자신은 초라해 보인다.(나만 그런가?) ‘과연 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계속 든다. 발행한 내 글도 형편없어 보인다. 하지만 생각지도 않은 출간 제의까지 왔다. 지금은 과연 내가 책을 쓸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계속 고개를 들고 있다. 자기 확신이 절대적으로 필요할 때다. ‘할 수 있다’ 말을 백번 되뇌어봐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출간 제의 메일이 도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