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일기 3
나는 왜 내 책을 내고 싶어 할까?
계약이라고 했으면 신나게 썼을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혼자 책에 대해 고민하면서 들이 파고 있으니 점점 지쳐갔다. 예전에 신나게 글을 쓰다가 슬럼프가 왔을 때 ’왜 나는 글을 쓰려고 할까‘에 대해 고민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글을 쓰는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글을 써야만 했다. 나의 위태위태한 마음을 다스려야 했다. 글은 나의 버팀목이었었다. 아니 떼어 낼 수 없는 나의 한 부분이었다.
책은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
책은 글 쓰는 것과 다른 문제다. 출판사에서 나를 믿어주셨으니 팔리는 책을 써야 한다. 즉 다른 사람이 읽고 싶은 책을 잘 써야 한다. 그동안 나에게 ’잘 써야 한다는 부담감‘은 글을 쓰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그래서 아무 말 대잔치라도 일단 쓰자는 정신으로 지금까지 글을 발행해 왔다. 과연 잘 써야 한다는 부담감을 이겨내고 책 한 권 분량의 많은 글을 쓸 수 있을까? 게다가 마감도 있다. 직장 다니면서 시간을 쪼개서 책을 내는 것은 어쩌면 고행길이 될지도 모른다.
불안한 마음을 애써 누르며 출근길에 ‘책 잘 쓰는 법’에 대한 유튜브를 들었다. 강사는 책을 쓰기 전에 미래를 그려보며 출간 후 누가 내 책을 읽고 나에게 어떤 질문을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라고 했다. 마지막을 그려보고 보고 처음을 시작하라는 거다. 망치로 머리를 크게 한 대 맞은 듯했다. 생각해 보니 18년의 도서관에서 겪은 경험과 9급부터 6급까지 이른 조직 생활은 도서관을 궁금해하는 혹은 사서가 되고 싶은 분들에게 도움을 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마음을 품으니 다시 힘이 났다. 즉 넘어졌을 때 나를 일으켜 세우는 것은 의미이다. 마음 한편으론 책이 대박 나서 신나게 돈다발을 세는 모습도 상상해 보지만 이루어질 것 같지도 않은 막연한 사심으로는 책 쓰기의 고행길을 버티는데 필요한 장기적인 연료가 되지 못할 것이다.
아직 계약을 한 것도 아닌데라는 생각이 다시 고개를 든다. 이러다가 실망하면 망가지는 거 아닌가? 나는 참 걱정이 많다. 주변에서는 마음 편히 생각하라지만 그게 잘 안된다. 책 출간을 못한다고 지금 생활이 타격받는 것도 아닌데 나는 왜 이렇게 초조할까?
도서관에도 남모르는 고통이 있듯이 출판사에서도 나름의 힘듦이 있을 것이다. 출판사에서 종사하시는 분들은 출간 제의를 받고 나를 뛸 듯이 기뻐하게 만드는, 누군가의 버킷 리스트를 실현에 주는 존재라는 것을 느끼실까?
나도 매너리즘에 시달리고 있지만 어쩌면 나의 직장인 도서관도 누구에게는 새로운 세상을 발견하는 신비한 통로와 같은 곳일지도 모른다. 출근하기 싫을 때는 누군가가 도서관에서 즐거워하는 상상을 하며 나만의 의미를 발견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의미‘로 먹고사는 여자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