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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검 Sep 26. 2021

미국의 초대와 중국의 견제

왕이 외교부장의 방한과 두 개의 미사일

미국의 초대


9월 2일 미국 하원 군사위에서 미국의 기밀정보 공유 대상 국가인 '파이브 아이즈'(Five Eyes)에 한국, 인도, 일본을 초대하는 내용이 담긴 법안이 처리됐다.


총 GDP나 인구를 고려해 볼 때 일본이나 인도가 분명 한국보다 크지만, 확대 대상으로는 대한민국이 가장 먼저 언급되었다. 미국이 그만큼 한국을 중요시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아니면 한국이 가장 대응에 소극적일까 우려해서 그럴 수도 있다. 어떤 이유가 맞든 미국은 첩보 동맹의 새로운 멤버로 한국을 가장 먼저 초대했다.



왕이 외교부장의 방한


9월 15일 왕이 외교부장이 방한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10달 만이다. 그의 방한은 한국에서도, 중국에서도 그다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정의용 외교장관, 문재인 대통령 회담도 했지만 서로 상투적인 인사말만 주고받았다. 왕이 외교부장은 "주변국 간 수시로 왕래가 필요하다", "한국과 중국은 친척처럼 자주 만나야 한다" 말했고, 문재인 대통령도 "양국 간 더욱 긴밀히 협력을 하자"라고 말했다.


겉으로 드러난 외교적인 수사보다는 왕이 외교부장이 방한한 시점 자체가 정치, 외교적 의미가 크다. 그의 "내년 수교 30년을 앞두고 계획을 잘 세워가기를 바란다"는 말속에 뼈가 들어 있다.



두 개의 미사일


북한은 9월 15일 점심 동해 상으로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철도기동미사일연대에서 발사했음을 강조하며 이제 철로가 있는 어디서든 미사일 발사가 가능함을 선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일 오전 왕이 외교부장을 만난 직후 국방과학연구소 충남 안흥 시험장에서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을 참관했다. "우리 모두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기를 희망한다"는 왕이 외교부장의 말에 대해 남북한이 모두 미사일로 답한 꼴이 되었다. 남쪽의 잠수함 미사일, 북쪽의 기차 미사일간 힘 싸움에 '한반도 평화'를 외치는 왕이 외교부장의 말이 무색해졌다.


두 개의 미사일은 왕이 외교부장의 방한이 북한과도 한국과도 잘 조율이 되지 않았음을 드러냈다. 한국 외교부는 한 달 전부터 잡힌 일정이었다고 설명했지만 우연이라도 그렇게 보이지 않게 사전 조율하는 것이 외교적 배려이다. 대한민국 정부는 그런 배려를 하지 않았다. 북한 정부도 마찬가지이다.



아프간 수송기는 왜 대만 영공을 지나갔을까?


아프가니스탄 내 한국 조력자와 가족들을 데려오기 위해 8월 23일 공군 수송기가 아프간으로 날아갔다. 특이한 점은 최단거리인 중국 영공이 아닌 대만 영공을 통해 갔다는 사실이다. 대만 사람들은 한국과 대만의 '안보 협력'이 강화되었다며 흥분했다. 대만 주요 방송사들은 한국 군용기가 타이베이 상공을 통과하는 장면은 실시간으로 중계했다.  


아프가니스탄을 가는 수송기가 중국이 아닌 대만을 통해 날아간 것은 '보통' 일은 아니다. 서울에서 부산을 가는데 대전이 아니라 광주로 돌아 간다면 이는 분명 다른 이유가 있다. 일본은 미일 정상회의(2021.4.16.) 후 공동성명에 '대만해협', '홍콩/위구르' 인권을 언급했지만, 한국은 공동성명에(2121.5.22.) '홍콩/위구르' 내용을 빼고 '대만해협'과 '북한 인권' 내용만을 포함했다.


아프간 수송기 노선 관련 한국 정부는 중국 정부와는 별다른 접촉이 없었다는 기사가 났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한국 정부는 분명 대만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섰다. 한국과 대만 둘 사이 문제로 본다면 큰 일이 아닐 수도 있지만 미중 갈등의 프레임으로 본다면 다른 해석이 가능해진다. 대한민국 정부는 중국에 이전과는 다른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결단의 시간


최근 호주는 중국과 미국 사이 과감한 선택을 했다. 미국은 영국, 호주와 '오커스'라는 삼각 동맹을 맺었다. 호주에 핵 잠수함 8척 건조를 약속했다.


한국 정부가 언제, 어떤 과감한 결단을 할까?


적어도 2022년 3월 대선까지는 큰 변화가 일어나기 어렵다. 결단은 다음 정부의 몫이다.


2016 12 박근혜 대통령 탄핵  2017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문재인과 안희정은 이미 약속한 사드 배치를 주장했고, 이재명은 "대통령 되면 사드 철회" 주장했다. 이를 중국 관영언론들은 중국에 대대적으로 보도를 했고 이때 중국인이 이재명의 이름을 기억하게 되었다. 이렇게 이재명은 본인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친중인사' 되어버렸다. 하지만 중국인이 원하는 '친중인사' 정말 친중 정책을 펼칠지는 미지수이다. 다른 대권 주자들의 대중 정책도 아직 미지수이다. 대한민국 결단의 시간까지는 아직은  기다려야할  하다.  



참조

 - 美정보동맹 '파이브 아이즈' 한국으로 확대…하원서 처리

 - 中 왕이, 시진핑 방한 언급‥"코로나 상황 안정 시 교류"

 - “中 왕이, 한국 왔다가 뺨 석 대 맞았다” 대형사고 평가받는 까닭

 - 韓 아프간 수송기, '최단 거리' 中 아닌 대만 영공 통과했다

 - 이미지 (SLB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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