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테무(Temu)
2023년 7월, 초저가 전략을 내세운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테무(Temu)가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출시 초기, 극단적인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한국 온라인 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 기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제품 하자와 유해 물질 논란 등 여러 이슈가 불거지면서 소비자의 신뢰를 잃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무는 2024년 수천억 원대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는 여전히 쿠팡(2024년 매출 전망 40조 원)이나 네이버 쇼핑과 같은 한국 시장 1, 2위 사업자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테무의 초저가 전략이 앞으로도 한국 시장에서 지속적인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019년 로보락
테무가 초저가 전략으로 한국 시장에 침투했다면, 중국 샤오미 협력사의 로보락(Roborock)은 다른 방식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했다. 강력한 흡입력, 모서리 청소 등 기능과 기술 경쟁력으로 삼성, LG와 경쟁했다. 한국 대기업 제품보다 더 싼 가격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로보락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 연속 한국 로봇청소기 시장 1위를 차지했다. 이를 “대륙의 실수”의 연장으로 봐야 하는지.
2025년 BYD
2025년 1월 16일, 중국의 전기차 제조업체 BYD(비야디)가 한국 시장에 공식 진출했다. BYD는 중국 자동차 시장의 “다크호스”로 불리며 빠르게 성장해 왔다. BYD의 차량 생산량은 최근 5년 급증했다.
• 2020년: 43만 대, 2021년: 74만 대, 2022년: 188만 대, 2023년: 304만 대, 2024년: 430만 대
BYD의 급성장과 함께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는 기존 독일·일본 자동차 브랜드들의 점유율이 점차 축소되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사례를 떠올리게 한다. 삼성전자는 2013년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20%의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가성비를 내세운 중국 업체들의 공세에 밀려 2019년 결국 중국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BYD 역시 “저가·가성비를 앞세워 전체 시장을 잠식하는 중국 기업의 전형적인 전략”을 따르고 있다. 현재 중국 시장에서 외국 자동차 브랜드들은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도 BYD는 아토3(Atto 3)를 포함한 세 가지 모델을 발표했다. 특히 아토3는 유럽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소형 SUV 전기차 모델이다. 한국에서는 약 3,000만 원 초반대로 출시되었으며, 정부 보조금을 받으면 2,000만 원 후반대까지 가격이 낮아질 수 있다. 이는 동급 경쟁 모델보다 500만~1,000만 원 저렴한 수준이다.
역시 “가격은 낮게, 성능은 비슷하게”라는 중국 기업 특유의 전략이 적용되었다. 하지만 한국 소비자들의 중국 자동차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BYD는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2024년 중국계 사모펀드 한국 렌터카 인수
중국계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는 2024년 8월 SK렌터카, 12월 롯데렌터카를 연이어 인수했다. 이로써 어피니티는 한국 렌터카 시장의 36%를 차지하는 최대 사업자가 되었다.
이것이 단순한 우연일까? 많은 사람들은 BYD의 한국 진출과의 연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한국 소비자들이 BYD 차량을 바로 구매하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렌터카를 통해 BYD 차량을 직접 경험할 기회가 생긴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BYD의 “타 보니 괜찮네?” 인식 심어주기 전략이다. BYD 차량의 한국 진출과 렌터카 시장 장악은 한국 자동차 시장에 대한 이중 공략 전략으로 해석된다. 중국의 한국 시장 투자 전략이 고도화되고 있다.
국면 전환, 이젠 투자자 중국
중국의 반격이 시작되었다. 중국은 이제 단순히 저가 제조업 강국에서 벗어나, 축적된 기술과 자본을 바탕으로 한국 시장에 직접 진출하고 투자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이제는 중국이 가성비와 첨단 기술을 무기로 한국 기업을 압박하고 있다. 인공지능(AI), 핀테크(FinTech), 5세대 이동통신(5G), 드론, 이차전지(배터리) 산업, 우주항공, 슈퍼컴퓨터 등 여러 첨단 기술 분야에서 중국이 한국을 압도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2달째 계엄 이슈에 빠져 있다. 중국의 이런 투자 전략에 대한민국은 과연 준비가 되어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