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매각 절차

중국 사업 지분 매각 실행 가이드

by 글검의 중국 노트

| 이제는 실행이다


앞선 글에서 우리는 세 가지 질문을 다뤘다. 왜 중국을 떠나야 하는가, 언제 떠나야 하는가, 그리고 어떤 선택지가 있는가.


이제 남은 질문은 하나다. 그래서, 어떻게 떠날 것인가.


중국 사업을 지분 매각 방식으로 철수할 경우, 실제 절차는 대체로 다음 9단계를 거친다.


1. TFT 구성 및 자문사 선정

2. 잠재 인수자 접촉

3. (예비) 인수자 선정 및 NDA 체결

4. 예비 실사(High-level DD)

5. 가격 및 조건 협상

6. 본 실사

7. SPA 체결 및 계약금 수령

8. 인허가 및 등기 변경

9. 잔금 수령 및 클로징


이 글에서는 각 단계를 순서대로 따라가며,

실무에서 자주 발생하는 함정과 주의점을 중심으로 지분 매각의 실제를 설명해 보려 한다.


| 1. TFT 구성 및 자문사 선정


성공적인 지분 매각의 출발점은 어떤 돌발 상황에도 유연히 대응할 수 있는 Governance, 즉 적정한 의사결정 구조를 마련해 놓는 일이다. 지분 매각의 성패는 이 단계에서 이미 절반 이상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각 과정에서는 예상치 못한 이슈가 끊임없이 발생한다. 의사결정 구조가 명확하면 문제는 빠르게 정리되지만, 책임 소재가 불명확하고 보고체계가 쓸데없이 길어진다면 사소한 이슈 하나가 잘 해결되지 않고 갈등이 확대되어 딜 전체를 흔들 수 있다.


이를 위해 회사 내부에 TFT(Task Force Team)를 구성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TFT를 경영진 직속 조직으로 두는 것이다. 중요한 판단마다 실장–본부장–부사장–사장을 거치는 보고 구조에서는 적시에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 실제로 의사결정할 수 있는 사람에게 직보고하고 즉시 결론을 낼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TFT 리더는 재무, 세무, 법무, 노무를 종합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매각 가격에만 집중하다 보면, 뒤늦게 세무 이슈나 노무 문제가 터져 딜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지분 양도에 따른 소득세, 미확인 소송, 경제보상금 이슈 등은 장부에 바로 드러나지 않는다. 이러한 이슈까지 세세히 파악하고 관리할 수 있는 리더가 책임자로 있어야 한다. 당연한 말로 들리지만, 가장 중요하고 가장 어려운 일이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TFT 리더가 중국 현지 사정에 능통한 인력이어야 한다는 참여다. 한국의 기준으로 접근하면, 중국에서는 문제가 더 커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현지 법률, 문화, 관행을 아는 사람이 팀원에 포함되어야 한다. 중국은 미엔즈(체면)와 관씨(인맥)이 중요한 나라다. 법과 계약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면, 오히려 갈등이 증폭될 수 있다.


자문사는 일반적으로 투자은행(IB)이나 회계법인 중에서 선정한다. 중요한 기준은 ‘중국 경험’이 아니라 중국에서 한국 기업의 매각을 실제로 수행해 본 경험이다. 한국 본사와의 소통 능력과 중국 로컬 인수자의 사고방식을 동시에 이해하는 자문사가 필요하다.


자문 계약은 보통 고정 수수료와 성공보수를 결합한 구조를 취한다. 성공보수는 동기부여가 되지만, 가격만을 위해 과도한 보장이나 책임을 매도자가 떠안고 있지는 않은지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무리한 가격 욕심은 예상치 못한 리스크를 매도자에게 남긴다. 매매 가격을 높이기 위해서 불필요한 보장을 너무 많이 하고 있지 않은지, 위약금이나 손해배상 조항에서 너무 많이 양보하고 있지 않은지 등에 대해서는 자문사가 아닌 매도자, 즉 당신이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 2. 잠재 인수자 접촉


자문사를 통해 잠재 인수자 접촉이 시작된다. 일반적으로 롱 리스트를 만든 뒤, 이를 숏 리스트로 압축해 개별 접촉을 진행한다.


인수자의 목적은 다양하다. 성장을 위해서일 수도 있고, 기술·설비·고객 네트워크·데이터가 탐나서일 수도 있다. 전략적 투자자는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재무적 투자자는 구조조정과 투자금 회수 가능성을 중시한다. 중국에서는 재무적 투자자보다 전략적 투자자가 인수자가 되는 경우가 훨씬 많다.


가격과 조건뿐 아니라, 자금 조달 능력, 재무 건전성, 시장 평판, 그리고 실제로 딜을 끝까지 완주할 수 있는 회사인지도 함께 봐야 한다. 국유기업은 절차와 규범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하다. 민영기업, 특히 소규모 사기업이라면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커진다. 그들이 당신이 알 수 없는 어떤 거짓말을 할지 모른다. 국유기업이나 대형 민영기업이라면 추후 정부 인허가를 받는데 그들의 꽌시가 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 3. (예비) 인수자 선정 및 NDA 체결


숏 리스트 기업과의 초기 논의를 거쳐 예비 인수자(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이 단계에서는 자금력, 평판, 최고경영진 성향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구체적인 논의를 위해 NDA(비밀유지계약)를 체결하지만, NDA 체결이 정보 유출을 완벽히 막아주지는 않는다. 중국에서는 인수자, 자문사, 직원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정보가 조금씩 퍼진다. 특히 자신의 거취가 불안해진 직원들 사이에서는 루머가 빠르게 확산된다. 이 시점부터 조직 안정 관리 자체가 딜 성공의 중요한 변수가 된다. (경제보상금과 노무관리 방안에 대해서는 추후 별도 편으로 설명하겠다)


| 4. 예비 실사 (High-level Due Diligence)


매도자가 자문사를 선정하여 대응하듯, 예비 인수자도 자문사를 선정하고 예비 실사를 진행한다. 이 단계의 목적은 회사 기업가치에 대한 판단, 향후 운영 방향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있다. 인수자 자문사 재무팀은 재무제표와 잠재 세무 리스크를, 법무팀은 소송 및 법적 분쟁 등 우발부채를, 생산·기술팀은 공장, 설비, 원가 구조를 살핀다. 향후 운영방향 관련하여 구체적인 영업·구매 구조에 대한 조사를 하기로 한다.


예비 실사를 통해 인수자는 “이 회사의 가치는 얼마인가”,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최대 가격은 어디까지인가”를 가늠한다. 그리고 ”향후 이 법인을 인수한다면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에 대한 기본적인 아이디어를 얻는다.


| 5. 가격 및 조건 협상


기업가치 평가는 순자산가치, 현금흐름법(DCF) 등 다양한 방식이 사용된다. 논리는 많지만, 가격은 결국 협상의 산물이다.


허브 코헵의 협상의 기술이라는 책을 보면 협상의 3요소로 힘, 시간, 정보를 꼽았다. 협상력(대안)이 부족하고, 시간이 부족하고, 정보가 부족하다면 좋은 협상 결과를 만들 수 없다. "나는 당신 말고도 다른 협상 대상자가 있고, 시간이 많이 걸려도 상관없으며, 당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고 있다"는 사실을 상대방이 느낄 수 있게 만든다면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가격 논의가 진전되면서 계약금, 에스크로 계좌, 딜 무산 시 책임, 인수인계 방식 등 구체적 조건 협상도 함께 진행된다. 계약금은 매도자 입장에서 당연히 많을수록 좋지만 일반적으로 10% 수준에서 논의된다. 대금 지불은 보통 계약금, 중도금, 잔금으로 나누어 진행하지만 협상력에 따라 중도금이 적거나 없는 경우도 있다. 대금 지불은 딜 진행 진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계약 후 3 영업일 내 계약금 지불, 기업결합신고 통과 후 중도금, 공상변경(사업자등록증 변경) 후 잔금을 지불하는 식이다. 공상변경이 정식적인 회사 대표 변경을 뜻하므로 에스크로 계좌를 만들어서 공상변경 신청 전 에스크로 계좌에 인수자가 입금을 하고, 공상변경이 완료된 것을 보고 매도자가 에스크로 계좌에서 출금하는 방식도 있다.


지분 매각 딜이 원하는 대로 잘 진행이 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만약 지분 매각이 실패한다면”에 대한 고려도 충분히 SPA에 반영되어야 한다. 정식 인수인계 시점은 공상변경 후이면 좋겠지만 인수자는 더 일찍 인수인계를 진행하기를 요청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매도자의 시스템에서 인수자의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시점이 중요하다. 시스템이 전환되면 매도자 파견 인력은 전결권, 즉 통제권을 한순간에 잃게 된다. 시스템 전환은 공상변경 후가 바람직하지만 사정에 따라 기업결합신고 통과 이후로 앞당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기업결합신고 전 시스템 전환이 되는 것만은 수용해서는 안된다. 또한 딜이 무산되었을 때 손해배상 조건도 명확히 반영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이 협상의 결과이다.


| 6. 본 실사


본 실사는 예비 실사를 검증하는 단계다. 인터뷰, 현장 점검, 재고 실사 등 보다 심도 있는 검토가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예비 실사에서 발견되지 않았던 이슈가 나오면 가격 조정 요구가 발생할 수 있다. 만약 예비 실사 결과와 별다른 차이가 본 실사는 재점검 수준의 의미만을 가질 수 있다.


본 실사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재고 실사이다. 모든 회사가 정기적으로 재고 실사를 하지만 형식적 실사를 관행적으로 해왔을 경우, 오류가 장기적으로 누적되어 있을 수 있다. 정확한 재고 파악을 위해 재고 전수 조사는 필수다. 포클레인으로 땅을 파든, 창고 안 물건을 다 밖으로 끌어 내든 시간에 구애받지 말고 제삼자 입회 하에 철저히 재고 실사를 해야 추후 불필요한 분쟁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유형 자산, 장기 재고에 대한 가치 평가 이슈가 있을 수 있다. 나쁜 매수인은 장부상 가치와 실제 가치가 다르다며 이대로 잔금 지급을 할 수 없다고 뒤늦게 항의할 수 있다. 이는 곧 가격을 더 깍아달라는 말이다. 이런 분쟁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감정평가, 재고평가서에 매도자, 인수자 쌍방이 문서로 사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 7. SPA 체결 및 계약금 수령


가격과 조건은 주식매매계약(SPA)을 통해 공식화된다. 협상된 가격과 조건을 명문화하여 계약서에 반영하는 절차라고 보면 된다.


이 시점부터는 변호사들의 역할이 커진다. 하지만 모든 것을 변호사에 맡겼다가는 절대 매도자, 인수자 변호사가 다 만족하는 계약서가 저절로 나오지 않을 것이다. 변호사들은 “고객 만족”을 위해 매도자 또는 인수자에게 유리한 조건을 최대한 많이 반영하려 할 것이다. 그리고 보통 그런 요구는 거래 상대방은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다. 중요한 점은, 법률적 완결성보다 비즈니스적 판단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협상은 Give and Take이다. 계약서 조항 반영도 마찬가지이다. 사소한 조건에 목숨 걸기보다 TFT가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여 무엇이 핵심이고, 무엇이 비핵심인지를 명확히 변호사에게 알려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계약 협상은 끝없이 길어진다. 가격, 계약금, 대금지불 일정, 인수인계 절차, 손해배상, 면책 범위, 계약해제 조건 등 계약 내용 중 무엇이 핵심인지를 우선 판단하고 변호사와 지속 소통해야 한다.


| 8. 인허가 및 등기 변경


중국에서 지분 매각은 행정 절차에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짧으면 3개월, 길면 6개월이라 이야기하지만 1년 이상 걸리는 사례도 적지 않다.


중요한 인허가 절차는 아래와 같다.


시장감독관리국 기업결합신고 (반독점 심사)

매각 회사의 지분매각 주주총회 결의

공상국 공상변경 등기 (영업집조(사업자등록증)상 법인대표, 동사, 감사 등 변경)

세무국 신고

외환관리국 등록 및 외환 송금


만약 매각 대상 회사가 당신 말고 여러 다른 회사와 합작한 회사라면 주주총회는 대부분 “만장일치” 사항이라는 것을 사전 고려해야 한다.

세무국 신고 시, 아니 그전부터 세무국은 조금이라도 세금을 더 걷기 위해 많은 문제를 제기할 것이다. 양도소득세, 증치세, 기업소득세 등 많은 부분에서 챌린지가 있을 것이다. 세무 이슈는 복잡하고 대응이 어렵다. (추후 별도 편으로 설명할 예정이다.) 양도소득세 관련하여 중국 세무국은 매매금액뿐만이 아니라 감정평가 금액도 같이 제출을 요구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걸 몰랐다면 세무국 신고 단계에서 다시 한 달이 추가로 소요될 것이다.

외화관리국에서 투자 초기 정부 시스템에 등록된 금액에 근거하여 당신의 외화 송금 금액을 검증하려고 할 것이다. 외환국 시스템에 당시 회사의 FDI 금액이 얼마로 등록되어 있는지 사전 파악이 필요하다.


| 9. 잔금 수령 및 클로징


모든 조건이 충족되면 잔금을 수령한다. 잔금을 문제없이 계약서대로 받았다면 EXIT은 성공이다.


실사 시 예상치 못했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계약 조건 협상이 길어질 수 있다. 인허가가 순조롭지 않을 수 있고, 인수자가 거래대금을 마지막 순간 조정해 달라고 떼쓸 수도 있다.

어떤 식으로든지 문제는 발생하고, 우리는 이를 해결해야 한다.


그래서 의사결정 구조와 협상력이 중요하다.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신속하게 판단할 수 있는 의사결정 구조를 사전에 구축하고,

대안과 시간과 정보를 많이 가지고 높은 협상력을 유지한 상태에서 협상을 지속해야 한다.


| 마무리 및 다음 글


지분 매각은 한 번의 결정으로 끝나지 않는다. 각 단계마다 수많은 판단이 요구된다.


철저하고 신속한 의사결정 구조, 그리고 높은 협상력만이 이 과정을 끝까지 완주하게 만든다.


다음 글에서는 JV 구조에서 지분 매각이 왜 더 어려워지는지,
그리고 그 갈등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해 보려 한다.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