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합작회사는 철수가 훨씬 어려울까
| 서론 : 단독투자 vs. 합작투자
당신이 중국에 투자한 회사는 한국 모회사가 100% 주주인 회사인가, 아니면 중국 로컬 회사와 합작한 회사인가?
만약 한국 회사의 100% 자회사라면 우선 축하할 일이다. 이번 글을 읽지 않고 넘어가도 된다. 당신은 상대적으로 원만하게 딜을 끝낼 가능성이 더 높다. 반면 중국 로컬 회사와 합작한 법인이라면 이야기는 전혀 달라진다. 여러 제약 사항이 존재하며, 철수 과정에서 예상보다 훨씬 많은 장애물에 부딪힐 수 있다.
이번 글에서는 중국 사업 철수를 검토할 때, 합작법인 파트너사와의 관계에서 구조적으로 발생하는 문제와 그 현실적인 의미를 살펴보고자 한다.
| 왜 합작법인은 철수가 더 어렵나?
합작법인(JV, Joint Venture)을 설립할 때는 합작계약서(JVA, Joint Venture Agreement)가 존재한다. 사업 철수를 고려하고 있다면, 가장 먼저 이 합작계약서를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합작계약서나 정관에는 다음과 같은 철수 장애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
우선매수권
지분 또는 자산 양도 제한(주주총회 중요 결의사항, 만장일치 결의사항 등)
우선매수권은 외자기업이 제3자에게 지분 매각을 시도할 경우, 동일한 조건으로 JV 파트너가 우선적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다. 다시 말해, 외자기업이 제3자에게 지분을 팔고 싶더라도 파트너사가 해당 가격에 인수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하면, 지분은 파트너사 소유가 될 수 있다.
이보다 더 문제가 되는 조항은 지분 또는 자산 양도를 제한하는 조항이다. 합작 파트너사가 우선매수권보다 더 강력한 매각 동의권을 보유하고 있다면 상황은 훨씬 복잡해진다.
이러한 제한 조항은 정관에 ‘주주총회 중요 결의사항’ 또는 ‘만장일치 결의사항’으로 반영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만약 파트너사가 중요 결의사항이나 만장일치 결의사항 의결권을 통해 지분 매각을 반대할 수 있다면, 파트너사는 사실상 ‘거부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이 경우 원활한 지분 매각을 위해 파트너사의 협조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된다. 그리고 파트너사는 딜이 순조롭게 마무리되지 않도록 다양한 방식으로 개입할 수 있다.
| 합작 파트너사는 무슨 일을 할 수 있는가?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고 해서 JV 파트너가 지분 매각에 동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JV 파트너가 철수를 막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반대가 아니다. 침묵이다.
“내부 검토 중이다.”, “조건을 좀 더 보자.”
이 말들은 모두 형식적으로는 합법이다. 그러나 목적은 명확하다. 시간을 끈다.
매수자와 새로운 JVA를 체결해야 하는 절차를 지연시킬 수도 있고, 지분 매각을 위한 주주총회 자료를 전달해도 장기간 아무런 회신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 사이 외자기업의 사업 가치는 서서히 하락한다. 실적은 정체되고, 경쟁은 심화되며, 본사는 점점 조급해진다.
시간은 JV 파트너 편이다. 외자기업만 손해를 본다.
이 과정에서 파트너사는 위약금, 배상금, 보상금 등의 명목으로 외국 회사에 추가적인 금전적 요구를 제기할 여지도 생긴다. 그들에게 외자기업의 철수는 그리 달갑지 않은 선택이기 때문이다.
| 파트너사가 반대하는 이유
그렇다면 왜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도 않으면서 제3자 매각에는 반대하는 것일까?
JV 파트너사 입장에서 제3자 매각은 최악의 시나리오다.
외자기업과 합작하고 있다는 브랜드 프리미엄이 사라질 뿐 아니라, 새로운 로컬 이해관계자가 등장하는 것도 달갑지 않다. 만약 그 매수인이 잠재적 경쟁자라면 거부감은 더욱 커진다.
그래서 파트너사는 애매한 태도를 유지한 채 매각을 지연시키거나 방해한다. JV 파트너가 마음속으로 실제로 원하는 것은 더 낮은 가격에 직접 인수하는 것이거나, 아니면 매각이 무산되어 외자기업이 스스로 청산하는 결과다.
|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
파트너사의 반대나 지연을 사전에 예방하는 작업은 쉽지 않다. 외자기업이 사용할 수 있는 수단 역시 제한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과 같은 접근은 일정 부분 도움이 될 수 있다.
파트너사와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있지 않은 인수자에게 매각을 추진한다
국유기업이나 인지도가 높은 민영 대기업 등, 일정한 ‘브랜드 신뢰도’를 갖춘 회사에 매각한다
매각 과정에서 파트너사가 소외되거나 존중받지 못했다고 느끼지 않도록, 사전에 충분한 설명을 제공하고 이해를 구한다
또 하나의 방법은 매수인이 정부 등과의 꽌시(关系)가 강한 회사일 경우, 그 외부 파워에 일정 부분 의존하는 전략이다. 매수인이 관계 측면에서 파트너사보다 우위에 있다면, 공개적인 반대를 억제하는 데에는 일정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파트너사가 직접적인 반대 대신 지연을 통해 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 마무리 및 다음 글
원만한 딜 마무리를 위해 JV 파트너사 관리는 매우 현실적이고 중요한 문제다. 매수인 선정 단계부터 이를 충분히 감안해야 하며, 딜 진행 과정에서도 파트너사와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그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 글에서는 원만한 딜 종료를 위해 가장 어렵고도 현실적인 문제인 직원 노무관리와 경제보상금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