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비프 찬가

부비프 책방의 글쓰기 모임, 부비프 글방

by bookphoto

매주 목요일마다 줌으로 하는 글방에 참여하고 있다. 원래는 수요일에 했는데 저번 달부터는 대학원에 가다 보니 목요일로 바꿨다. 글방에는 내 글 한 편을 써서 마감시간 전까지 메일을 보내야만 책방 사장님이 줌 링크를 메일 답장으로 보내주시는 룰이 있다, 내 글을 읽고 다른 사람들의 글을 들으려면 글 한 편을 써야만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줌 링크 주소는 매주 바뀐다. 부비프는 참 다정하면서도 철저한 곳이기에 그렇다. 이번에는 글을 썼기에 목요일 저녁 일곱 시에 발송되는 책방 사장님의 메일, 즉 초대장을 받을 수 있었다.


보통 글방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된다. 우선,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마도 안부를 묻기 위해서일 질문으로 시작한다. 바로 저녁 메뉴로 무엇을 먹었는가를 묻는 것이다. 이런 저런 스몰토크를 나누며 모든 사람들이 들어오기를 평화로이 기다린다. 그리고 사장님 나름의 이유와 흐름으로 배치하였을 글 순서에 따라, 자신의 순서가 오면 본인의 글을 낭독한다. 처음에 읽으면 산뜻한 기분이 들고, 중간에 읽으면 앞사람의 내용에 따라 기가 죽거나 기가 살기도 하고, 끝에 읽으면 대미를 장식하는 뿌듯함 같은 것이 느껴진다. 글을 듣는 사람들은 작가의 목소리를 직접 들으며 그때그때 떠오르는 느낀 점이나 질문을 채팅으로 써도 된다. 글 읽는 자의 호흡을 방해하지 않기 위함이다.


낭독 직후 작가의 글 쓴 이유까지 듣고 나면, 말하기를 원하는 사람 또는 사장님의 선택을 받은 사람이 글에 대한 생각을 풀어놓는다. 모두 발표해야 하기 때문에 소극적으로 화면 모퉁이에 숨어있을 순 없다. 줌 화면의 등분할만큼이나 자신의 몫을 말하고 느껴야 한다. 우리는 함께 대화를 주고받으며 자신의 경험을 작가의 것에 겹쳐보기도 하고, 다음 회차에 쓸 글에 대한 실마리를 얻기도 한다. 계속 글을 쓰게 하는 동력이 이 부분에 있는 게 아닐까.


꽤 긴 시간 이곳 글방을 하다 보니 사람들이 내게 주는 피드백 속에서 나의 문체를 발견하게 된다. 귀납적 추론 같은 것이라고나 할까. 내가 생각하는 나의 글은 따분하고 아는 체하고 딱딱하면서 제법 구조적인 편이라고 여겨왔는데, 내가 나를 어설프게 알고 있는 건지, 시시각각 내가 변화하는 건지.


사람들은 나를 다르게 관찰하고 이를 알려주곤 한다. 저번 달 글방에서 들은 피드백은 제법 신선하고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아름답다거나, 글 사이사이에 유머 코드가 배치되어 있다는. 글을 쓰지 않으면 듣지 못할 말들이었다. 세상 무심한 표정으로 이렇게 따숩은 말을 카메라 너머로 건네는 사람들이라니. 줌이 아니라 내 옆에서 그 말을 했다면 냅다 안아버렸을지도.


글방을 주제로 언젠가는 글을 쓰고 싶어서 마침 써보았다. 왠지 광고글 같지만 부비프는 청렴 그 자체인 곳이라, 이런 일을 의뢰하실 리 없다. 즉, 내돈내산이라는 말이다. 글방은 수요일, 목요일엔 저녁에 하고, 금요일엔 오전에 한다. 나는 부비프 글방이 너무너무너무 좋다. 겨우 좋다는 말을 하려고 이 찬가를 쓰고 싶었나보다. 부비프 덕분에 독립출판도 하고 있으니 이 글을 쓸만도 하다. 부비프는 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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