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활동가와 독서동아리> 지구인의 독서, 지구인의 도서관 1회차
[행사후기] <2022 활동가와 독서동아리> 지구인의 독서, 지구인의 도서관 - 1회차: 이런 도서관이 있다고?! 일본의 도서관(토리카이 쿠미코, 안산시 세계문화체험관 다문화강사)
책읽는사회문화재단 독서동아리지원센터에서는 ‘모두를 위한 독서동아리’를 꿈꾸며 <활동가와 독서동아리>를 주제로 4번의 만남의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모두를 위한 독서동아리’를 위한 고민의 첫 시작은 작년 11월 24일에 열린 <2021 사회적 독서 콘퍼런스 : 모두를 위한 독서동아리와 독서복지>였습니다. 장애, 다문화, 시니어, 북한 이탈 주민 등 다양한 바탕을 가진 이들이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독서모임을 만났고, 더 많은 이들의 함께 읽기를 응원하기 위한 바탕을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이 콘퍼런스에서 시작한 고민의 키워드들을 2022년에도 이어 가보기로 했습니다.
<2021 사회적 독서 콘퍼런스> 자료집 다운로드
<2021 사회적 독서 콘퍼런스> 영상 보러 가기
https://www.youtube.com/watch?v=N8l0GD7Xq-w&list=PLOXrFX5mXgz2GC4tpbhF9KWYDgNN2wSU8
전국에 다양한 활동가들이 함께 읽기를 즐기게 하는 일에 디딤돌이 되고 있습니다. 이번 4번의 만남에서는 <지구인의 독서, 지구인의 도서관>이라는 제목 아래 일본, 콩고, 중국, 우즈베키스탄에서 경기도 안산시로 와, 이제는 우리의 주민이자 독서활동가로 활발히 활동하시는 네 분을 만나는 자리입니다.
이런 도서관이 있다고?! 일본의 도서관(토리카이 쿠미코, 안산시 세계문화체험관 다문화강사)
그 첫 번째 시간으로 지난 7월 2일(토) 오전 10시 30분, 책읽는사회문화재단 강의실에서 이번 전체 프로그램의 기획을 총괄한 정은주 님의 사회와 안산시 세계문화체험관 다문화강사로 활동 중인 토리카이 쿠미코 님의 강연과 워크숍으로 첫 만남의 시간을 열었습니다.
두 시간 남짓한 시간은 아래와 같은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 일본 사람의 독서란?
- 한국에서의 책 읽기
- 나의 도서관 활동
- 책갈피 만들기
1. 일본 사람의 독서란?
토리카이 쿠미코 씨는 한국인 남편을 만나 한국에서 정착해 살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안산시에 거주하며 안산시 세계문화체험관 일본 다문화 강사 및 통/번역가로 일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출판 시장에는 일본의 다양한 그림책이 번역되어 소개되고 있는데요, 오늘 시간에는 그 중 『이슬이의 첫 심부름』으로 번역 출간된 일본의 그림책 『はじめてのおつかい』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특히 일본 그림책이 한국에서 번역 출간되면서 원작과 다르게 번역되거나 수정하여 그려진 그림들을 비교하면서 보여주셔서, 그림책 속 숨은 이야기들을 만나볼 수 있었답니다.
이렇게 일본의 그림책으로 편안하게 시작된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어린 시절 좋아했던 책, 그 시절 다녔던 도서관과 동네 서점의 이야기로 이어졌습니다. 일본에서도 서점의 개수, 면적, 판매 금액들이 해가 갈수록 줄어드는 것을 그래프를 통해 공유해 주었습니다.
잡지, 만화책, 문고본 서적 등이 지난 15년 사이 모두 줄어들고 있지만, 아동서는 오히려 약간의 판매량의 상승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동의 휴대폰 보유율도 늘어나고 있기에, 일본에서도 자라나는 세대의 독서율을 높이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어서 독서 운동을 위해 중요한 일본 도서관의 이야기로 넘어갔습니다. 일본의 도서관의 도서관 수, 장서 수, 이용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운영시간 연장, 대출방법 확대, 대출 권수 확대, 고령화 사회를 위한 대책 등, 다양한 시도를 끊임없이 하기에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건축, 프로그램, 장서 구성 등 다양한 특징이 눈에 띄는 일본의 도서관도 소개하였습니다. 노송나무로 만들어진 천장의 글로브가 아름다운 ‘기후 시립 중앙도서관’, 온천 내에 자리 잡고 있으며, 작은 나무 상자 하나하나가 기증자가 큐레이션한 작은 서가가 되는 ‘아카츠키 도서관’, 밤늦게까지 술을 한 잔 곁들이며 책을 읽을 수 있는 시부야의 ‘모리의 도서실’ 등을 소개하였습니다.
2. 한국에서의 책 읽기
두 번째 이야기로는 한국에서의 결혼이주민으로 살며 아이 둘을 키워온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 『엄마가 너무 좋아』를 낭독하였습니다.
토리카이 씨가 처음으로 한국 도서관을 방문한 것은 첫째 아이의 북스타트 프로그램을 통해 그림책을 받기 위해였습니다. 일본에서의 이용한 도서관은 어둡고 조용한 분위기였는데 그림책을 받으러 간 한국의 어린이 도서관은 어린이를 위해 만들어진 도서관이다 보니 밝고 아이들이 놀기도 좋았습니다. 엄마들은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고 있고 아이들은 깔깔 웃고 있었습니다. 그런 모습이 마음에 들어 도서관에 아이와 함께 자주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한국어가 어색하던 시절이라 다른 엄마들처럼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줄 수가 없었습니다. 더듬더듬 한글을 읽는 것이 왠지 부끄러웠습니다. 대신 일본어 그림책이라도 찾아 읽어주고 싶었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 외국인 거주자가 많은 안산의 도서관인데도 아무래도 외국어 서적은 숫자가 부족했습니다. 그렇게 도서관은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편안하고 즐거운 곳이면서도, 토리카이 씨에게는 다른 엄마들이 할 수 있는 것을 아이에게 해주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자신감을 조금 잃게 만드는,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게 하는 공간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때의 이 마음을 잊지 않고 그림책으로 풀어냈습니다. 토리카이 쿠미코 씨가 안산중앙도서관의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직접 그림과 글을 그려 만든 책입니다. 첫째 아이 준이의 시점으로 엄마를 너무 사랑하지만 다른 엄마와는 다른 모습이 가끔은 불편하고 창피해 하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런 준이에게 토리카이 씨가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도 나옵니다. 한국어가 서툴러서 도서관에서 큰 소리로 아이에게 책을 읽어줄 수도 없고, 받아쓰기 연습을 같이 해주지 못했던 미안함. 부모를 선택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혹시나 다른 가정들과 다른 점이 있다는 점이 있다는 것에 상처받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마음이 솔직하게 담긴 그림책이었습니다.
3. 나의 도서관
안산다문화작은도서관은 토리카이 쿠미코 씨가 단순한 도서관 이용자에서 참여자이자 활동가로 변화해가는 계기를 마련해 준 것이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의 전체 사회자이신 정은주 전 관장님의 역할이 컸죠.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과 이 작은 도서관에서 만나서 ‘다다다 새싹 독서동아리’, ‘몸책플레이숍’, ‘지구별 나눔장터’, ‘세계명예사서’ 등에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하고 기획하면서 스스로 즐기고 활동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무엇보다도 이곳에서는 자신이 ‘외국인’으로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한국어가 서툴더라도, 발음이 조금 어눌하더라도,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과 웃고 떠들며 활동하다 보면 자신 또는 타인이 외국인이라는 것을 신경 쓸 겨를도 없었습니다. 아마도 토리카이 씨는 이렇게 교류하는 기쁨을 알게 되었기에 활동가로 거듭나게 되었나 봅니다.
정말 좋아하는 도서관에서 <쿠미코의 그림책 여행>이라는 프로그램을 도맡아 진행하기도 하였습니다. 사람들에게 다양한 일본 그림책을 읽어주고 소개하였습니다. 아이에게 읽어주기 위한 그림책이었는데 이를 계기로 그림책의 매력에 더 다가가게 되었습니다. 그림책에 익숙하지 않은 한국 독자들을 위해 ‘요시타케 신스케’ 작가를 소개 해주었습니다. 한국 서점에서 아빠와 아이가 『오줌이 찔끔』이라는 책을 함께 읽으며 키득키득 대던 모습을 보기도 했었습니다. 어른도 아이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그림책을 만드는 작가입니다.
4. 책갈피 만들기
이번 4번의 <지구인의 독서, 지구인의 도서관> 프로그램에서는 각 회차를 맡아 진행하는 강연자들의 출신 국가의 문화를 반영한 책갈피 만들기를 진행합니다. 이번 시간에는 일본 전통 복장을 한 종이인형을 활용한 책갈피를 만들었습니다. 어린 시절의 공작 시작으로 돌아간 듯 조금은 서툴지만 즐겁게 참여한 참여자들은 일본 여행에서 선물로 샀던 이런 책갈피를 스스로 만들어 볼 수 있어 신기하고 즐거운 시간이라고 감상을 나눠주었습니다.
참고자료: https://www.youtube.com/watch?v=eoB5PHDGq60
<2022 활동가와 독서동아리 - 지구인의 독서, 지구인의 도서관>은 7월 한 달 동안 매주 토요일 10시 30분부터 12시 30분까지 책읽는사회문화재단 강의실에서 오프라인으로 진행합니다.
두 번째 모임인 7월 9일(토)에는 자떼 바지마 버지니아(안산시 세계문화체험관 다문화강사) 선생님과 함께 '프랑스어 책을 읽는 것은 처음이지?'라는 주제로 찾아갑니다. 사전 등록은 마감되었지만 일부 취소로 인한 여석이 있습니다. 참여를 원하시는 분은 readinggroup@daum.net으로 연락처와 성함을 남겨 주세요.
하루 전 날까지 확인 후 연락 드리겠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링크를 살펴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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