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커가 유재석에게
지난 9월 30일에 방송된 유 퀴즈 온더 블럭에서 페이커(faker) 선수가 나왔습니다. 페이커는 누구인가 하시는 분도 있을겁니다. 2010년대부터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Leage of Legend)>의 프로게이머로서 SKT1의 미드라이너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전 세계최고 미드라이너를 손 꼽는다면 누구나 페이커 선수를 뽑으며 계약상 밝힐 수는 없지만 국내 스포츠 선수중에서 가장 많은 연봉(50억 이상 추정)을 받고 있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로 알려져있습니다.
그의 전세계적인 영향력은 여러 일화가 있지만 프랑스에서 그의 생일에 수만 관중이 생일축하 노래를 불러줬다거나(정작 본인은 자기를 위한 노래인 줄 몰랐다고 합니다. 아마 경기 세팅과 경기에 대한 집중력 때문일지도), 그가 준우승에 머물러 눈물을 흘렸을 때는 국내 뿐만 아니라 중국최고의 포털 사이트에도 '페이커의 눈물'이라는 검색어가 실시간1위로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 외에 전 세계 유명한 프로 미드라이너 선수나 해설진들은 롤모델과 최고의 선수를 그로 뽑기도 하고 역대 해외 유명 스포츠선수들만 나왔던 잡지 타이틀에 출연하기도 하며...... 여하튼 너무 많습니다. 전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한국인 중 한명임은 틀림이 없습니다.
그런 그가 유퀴즈 온 더 블럭에서 최고와 만났습니다. 바로 국내 최고의 예능인이자 MC인 유재석님을 만나게 됩니다. 페이커 선수에 대한 질문들과 이야기들이 오가다가 페이커 선수가 유재석님에게 질문을 할 기회가 생깁니다. 페이커는 이렇게 묻습니다.
페이커: 되게 오랫동안 활동하고 계시잖아요. (지금 하시는 것들이) '일'이라고 생각하세요?
유재석: (잠시 고민을 하다) 이거는 분명히 일이죠.
페이커: (앞에 탁상을 절반으로 나눠서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로 나눠서) 어느 정도인 것 같으세요?
유재석: (해야 하는 일 부분에 30%를 남겨두고) 요정도? 70%내가 하고 싶은 일, 30%는 내가 해야 하는 일
페이커: 성적에 대한 압박이라든지..
유재석: 있죠. 사실 내가 원하든 원치 않든 나는 그냥 즐기고 싶지만, 그만큼 커리어가 쌓이고 나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있다 보면 나에 대한 기대를 해야 하고 그에 어울리는 보상을 받는 만큼 일을 해야 되니까.
페이커 선수는 96년생으로 24살의 나이입니다. 실제 대한민국의 또래들은 군대에 있거나 대학생 생활을 할 나이입니다. 그런 그가 최고의 자리에 있는 유재석에게 던진 질문 그 자체로는 소소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최고의 자리에 있는 그가 최고의 자리에 있는 사람에게 던진 질문의 무게는 상당히 무거워보이기도 했습니다. 페이커의 질문은 곧 자신의 고민을 담아낸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프로게이머로서 프로게임의 경기에 참여하고 우승을 하고 커리어를 쌓은 그지만, 그 모습은 즐기는 자의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페이커 선수는 게임 내에서의 화려한 스킬샷과 쇼맨쉽으로도 유명합니다. 하지만 그저 말 그대로의 쇼맨쉽이 아니라 즐기기에 가능했던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즐기는 자로서, 프로로서 일을 해온 페이커가 유재석에게 해야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의 비율을 묻는 것은 많은 고민이 있는 것이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페이커 선수는 올해 초 계약하면서 소속 프로게임팀의 지분을 일부 받게 되었고 은퇴후에는 임원이 된다고 합니다. 최고인 그가 이제 은퇴라는 단어를 품을 때도 된 것입니다. 게다가 올해 서머시즌에는 경기력이 부진했다는 평가를 많이 받았습니다. 유재석님을 향한 페이커의 질문은 그런 고민이 들어간 질문들이 아니었을까를 생각해봅니다.
방송 말미에 그는 앞으로의 목표를 '우승'이라고 당당히 밝혔습니다. 예전보다 폼이 떨어졌다는 얘기도 있고, 여러 말들이 많고 고민도 있어보이지만 그 흔한 인성문제, 문제발언 하나 없는 페이커의 최고의 길을 항상 응원해주고 싶습니다. 최고의 길을 걷는 인생선배의 조언이 힘이 되었기를 바라며 항상 최고의 길을 걷는 그가 되었으면 합니다.
**게임할 때, 마음만은 챌린져인 저는 '우리혁(페이커 선수가 젤 좋아하는 별명)'의 찐팬입니다. 갑자기 클립영상을 보다 급발진해서 글을 남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