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모든 사람의 인생 스토리는 한 권의 책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삶을 포기하지만 않으면 사실 실패란 없다.
삶이 지속되는 한 모든 경험은 그저 과정일 뿐이다.”
어떤 것이든 많은 경험을 하라고 용기를 불어넣어 주는 작가, 변진서의 언어를 만나보자.
Q8. 작가님은 ‘북튜버’라는 책 소개 활동을 공개적으로 하고 계시는데요. 그중에서도 작가님의 유튜브 헤더에 ‘당신만의 성장 스토리를 담은 단 하나의 책’이라는 문구가 인상 깊게 다가옵니다. 어떤 의도를 가지고 생각하신 문장일까요? 작가님께서 직접 문구를 다듬으셨는지도 궁금합니다. 그리고 유튜버를 하시며 여러 경험을 하셨을 텐데요. 유튜브를 하기 이전과 이후의 삶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도 듣고 싶습니다.
A8. 저는 모든 사람의 인생 스토리는 한 권의 책이라고 생각해요. 모든 존재는 고유의 스토리를 담고 있잖아요. 그 스토리를 채워가는데 제 영상이 도움을 주었으면 한다는 마음이 담긴 문장이에요. 유튜버를 하기 전과 후의 삶은 정말 많이 다른데요. 가장 달라진 부분은 네트워크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에요. 직장 생활, 극단 생활만 할 때는 만나는 사람이 정해져 있었거든요. 근데 유튜브를 하니 자연스럽게 나라는 사람이 노출되고, 협업하게 되는 사람이 생기면서 새로운 사람들을 정말 많이 만나게 된 거 같아요. 자신의 삶을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많더라고요. 그 덕에 삶의 태도도 많이 배우고, 용기도 얻게 되었어요. 그래서 무조건 유튜브를 시작해 보라고 말하고 다닌답니다.
Q9. 북튜버뿐만 아니라 연극배우, 회사원, 강연자 등 여러 삶을 살았고 또 살고 계십니다. 현재는 강연을 자주 다니시는 듯한데요. 최근에 다녀온 강연 중 기억에 남는 강연이 있으실까요? 그 이유도 간단하게 말씀 주시면 좋겠습니다.
A9. 저는 청소년 강의가 좋아요. 고등학생 강의도 좋지만, 중학생 강의가 더 좋고 초등학생 강의가 더더욱 좋아요. 어릴수록 강연자에게 더 열려있는 느낌이더라고요. 이러쿵저러쿵 판단하고 평가하지 않고, 강연 내용을 받아들여 줘서 그런가 봐요. 내가 얼마나 훌륭한 사람인지 상관없이 내 마음의 따뜻함과 열정만을 봐주는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초등학생, 중학생에게 강의했던 게 제일 기억에 남고 뿌듯하답니다. 어떤 중학교에서 친해진 학생과는 DM도 종종 주고받는답니다. 저와 맞팔인 친구들은 부담 없이 저에게 연락해 줬으면 해요.
Q10. 작가님의 SNS를 보면 등산을 즐겨하시는 모습이 포착됩니다. 등산이 건강에는 좋지만, 취미로 하기에는 진입장벽이 또 높기도 한데요. 어떻게 등산에 푹 빠지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A10. 어릴 적부터 부모님과 함께 산을 다녔어요. 그리고 성인이 된 후로는 한동안 못 다녔는데요. 옛날 생각이 많이 나더라고요. 서울에 있으면 빌딩 숲만 보잖아요. 자연 속에서 크게 숨을 들이쉬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그래서 동생이랑 둘이서 다니다 보니 자주 다니게 되었네요. 힘들수록 잡생각을 할 틈이 없어요. 등산할 때는 오로지 산 타는 거에 집중하게 되거든요. 정상에서 경치를 보고 있으면 내가 가진 고민은 참 보잘것없이 느껴져요. 아무것도 아닌 거 같죠. 그래서 인생이 더 쉽게 느껴져요. 무겁게만 느껴졌던 고민이 먼지처럼 가볍게 느껴지는 마법에 걸린 듯하기도 해요. 저는 체력이 안 좋거든요? 산타는 속도도 엄청 느려요. 느려도 괜찮고 높은 산을 가지 않아도 괜찮으니 그냥 자연을 느끼러, 고민을 털어버리러 간다는 생각으로 낮은 산부터 가볍게 시도해 보세요. 분명 후회 없을 겁니다.
Q11. 이제 날이 완전히 풀려 선선한 가을이 찾아왔네요. 이런 날씨면 어디로든 떠나고 싶어 지기 마련입니다. 작가님은 여행하시는 걸 좋아하실까요? 이런 가을에는 어떤 곳을 가보는 게 좋을지와 그 이유도 함께 말씀 주시면 좋겠습니다.
A11. 저는 원래 여행을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어요. 그런데 출간 직전에 프롤로그를 쓰러 다녀온 혼여(혼자 가는 여행)를 통해서 생각이 바뀌었답니다. 낯선 곳에서 만난 새로운 분들과 함께 여행지를 돌아다녔거든요. 너무 좋더라고요. 사실 혼자였으면 외로웠을 거 같아요. 저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분들이랑 수다 떨고 그들이 추천하는 맛집과 명소를 다녀보고 삶을 나누는 게 정말 즐겁더라고요. 또 거기서 만난 분들은 저에 대해서 잘 몰라서 더 좋았어요. 그 계기로 여행이 좋아졌어요. (아직 아무도 없이 온전히 혼자 다니는 여행은 어려울 듯해요.)
봄 여름 가을 겨울 상관없이 제주도 여행 강추예요. 그리고 가을이면 경주를 추천합니다. 단풍이 정말 예쁘거든요. 국내에서 다닌 여행 중에 경주, 여수가 제일 기억에 남아요.
Q12. 가을 하면 여행도 여행이지만 역시 독서의 계절이기도 합니다. 시원한 가을바람 맞으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 몇 권 정도 소개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선정 이유도 간략하게 답해 주시면 좋겠네요.
A12. 가을에는 역시 문학이니, 슈테판 츠바이크의 <초조한 마음>을 추천해 드립니다. 이성에 대한 인간 심리를 정말 면밀하게 표현했어요. 동정과 연민이 사랑일 수 있는가로 시작해서 사랑은 무엇일까 까지 생각해 보게 하는 소설이에요. 음, 소개해 드리고 싶은 책이 너무 많은데 어떡하죠? 우선 목록을 길게 나열해 볼게요.
알랭 드 보통의 <나는 왜 너를 사랑하는가>, 나쓰메 소세키의 <그 후>, 프랑수아즈 사강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가을엔 아무래도 사랑이죠. 연애 소설로 모아봤어요. (웃음) 유쾌한 내용은 아니지만 선선한 가을바람에 어울릴 것 같아요.
소설은 아니지만,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피천득의 <인연>, 법정 스님의 <스스로 행복하라> 도 가을에 읽으면 좋겠네요.
Q13. 유튜버가 되시기 전에는 연극배우를 하셨다고요. 연극배우로서의 작가님도 그 일에 열정을 가지고 임하셨을 것 같습니다. 10년이라는 극단 생활을 하시며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실까요? 실제로 무대에 올랐던 공연 중 인상 깊었던 극과 이유도 궁금하네요.
A13. 배우로 무대에 참 많이 섰는데요. 신기하게도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제가 희곡을 써서 연출로 무대를 올린 단 한 번의 경험이 기억에 남아요. 희곡을 쓸 때도 제 이야기를 썼거든요. 그 부분부터가 정말 재미있었어요. 내가 느낀 사랑의 경험을 글로 풀어쓸 때 그렇게 즐겁더라고요. 그리고 그 작품을 무대 위에서 배우들과 만들어 가며 윤곽이 잡혀갈 때 신기했어요. 또 무대에 올렸을 때 원하는 곳에서 관객이 빵빵 터지는 순간, 그때 희열은 아직도 잊지 못해요. 그 작품이 로맨틱 코미디였거든요. 사람들에게 웃음을 준다는 게 얼마나 기쁜 일인지를 당시에 느꼈던 것 같아요. 극작, 연출 활동이 제일 기억에 남네요.
Q14. 마지막으로 『진짜 행복을 찾고 싶은 너에게』를 읽고 행복으로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독자분들께 응원을 담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A14. 프롤로그에도 썼지만, 이 책을 좋은 책으로 만들어 주는 건 독자분들이라 생각합니다. 열린 마음으로 읽어주세요. 뭔가 얻으려 노력하지 않아도, 마음을 열고 책을 읽는 행위 자체만으로 충만해지실 거예요. 부디 제 책을 좋은 책으로 만들어 주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후기를 글로 남겨서 당신의 삶으로 가져가 주세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활짝 피지 않은 봉오리 상태도 장미는 장미다. 아직 필 시기가 되지 않았을 뿐이다. 내가 해야 할 일은 내가 장미라는 걸 믿고 잘 가꾸면 언젠가는 핀다는 걸 그저 아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시는 분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무언가를 찾으시길 바라며 인터뷰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