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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크럼 Mar 01. 2024

『혼자서도 잘 사는 걸 어떡합니까』 신아로미 인터뷰 下

자신에게 더 질문하고 믿어 주며 다정히 대해 주시길 바랍니다




혼자 사는 데 굳이 이유가 필요할까요?

당신이 혼자 지내는 시간에도

그저 행복하게 잘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행복이 꼭 짝수에서 오는 건 아니니까요

 

나를 더 사랑하는 방법과

혼자서도 부유한 삶을 살 수 있다는 자신감     

『혼자서도 잘 사는 걸 어떡합니까』의 저자, 신아로미의 하루를 들어 보자.     




Q8. 현재 작가님의 본업은 여행 유튜버죠. 좋아하는 걸 하는 삶을 그대로 실천하고 계시는 모습이 정말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여행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시며 여러 나라를 다녀오셨을 텐데요. 그중에서 혼자 여행 다녀오기 가장 좋은 곳과 어려운 곳을 각각 한 곳씩 꼽는다면 어떤 나라가 있을까요? 이유도 같이 말씀 주시면 좋겠습니다.



A8. 혼자 여행하기 가장 좋은 곳은 대만의 타이베이, 태국의 방콕 이렇게 두 군데예요. 특히 대만과 태국은 한국인에 대한 이해가 깊고 좋아해 주시는데 대중교통까지 잘 되어 있으며, 치안이 좋은 편이라 초보 여행객에게 적합한 도시로 추천합니다. 여행 정보도 많고 현지에서 무슨 일이 생겨도 눈만 돌리면 한국인들이 보여서 도움을 구하기도 수월해요.

어려웠던 곳은 파키스탄이었어요. 그중에서도 물탄이라는 도시는 남녀노소 외국인이 도착하면 경찰 보호를 받으며 외출했어요. 물 하나 사고 싶어도 총을 든 경찰, 보호 경찰 3명과 함께 경찰차를 대동하고 다녀야 했습니다. 게다가 외국인은 현지 유심 카드를 사는 것도 매우 힘들었어요. 사실 이런 정보는 인터넷에서도 찾기가 어려우니 현지에 가 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었어요. 이렇게 말하면 제가 위험 지역으로 여행 가서 그런 거 아니냐고 욕하시는 분들이 계시던데, 실제로 그 지역은 파키스탄 내에서도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지역입니다. 물탄이라는 도시는 관광객이 희귀하다 보니 정부에서 외국인은 VIP라고 생각해 특별 보호 제도가 있었어요. 이런 곳은 듣지도 보지도 못했답니다.

파키스탄은 분쟁 지역과 가지 말아야 하는 위험 도시들을 제외하면 그렇게 위험하지 않았고, 좋은 분들도 너무 많아서 제 편견을 깨트린 나라이기도해요. 한국에도 파키스탄 노동자분들이 많은데, 다녀오니 제가 먼저 반갑게 인사하고 싶을 정도네요. 기회가 되면 ‘훈자 마을’이라는 곳에 꼭 가 보고 싶어요. 유럽 여행객들에게는 이미 여행지로 유명한 마을인데, 한국에서는 파키스탄이라고 하면 이미지가 좋지 않아 제가 다 안타까울 지경이에요.     



Q9. 여행을 자주 다니시니. 먹거리, 옷, 화장품 등 지역마다 추천할 만한 물건들이 있으실 것 같아요. 현지에 가면 꼭 구매하는 기념품 같은 게 있으실까요?



A9. 요즘 웬만한 것들은 다 한국에서도 구할 수 있으니 특별한 것보다 현지에서만 먹어 볼 수 있는 음식을 최대한 먹고 오라고 이야기해요. 그리고 제 경우는 마시는 차를 좋아해서 현지 마트에서 그 나라의 국민 차, 한국으로 치자면 보성 녹차, 둥굴레차 같은 종류를 하나 사 오거나 여력이 안 되면 호텔 방에 놓인 차들과 커피를 가져와서 마셔 보려고 해요.

인터넷에 검색하면 그 나라 유명 쇼핑 리스트가 빼곡히 잘 정리되어 있는데, 따라 샀다가 막상 한국 오면 쓸모없어져 버리지도 못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저처럼 자신이 빠져 있는 것들을 컬렉팅 하는 게 가장 의미 있어 보여요. 그건 와인이 될 수도 있고 커피 또는 술이 될 수도 있겠지요. 국가별 마그넷을 모을 수도 있고요. 그렇게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구경하고 발굴해 나가셨으면 좋겠어요.     



Q10. 자유로운 여행과 더불어 재테크도 하고 계신 것 같은데요. 정말 누워서 돈을 벌 수 있는 이 재테크, 작가님은 어떻게 관심 가지게 되셨나요? 돈 모으는 게 어려운 사람들에게 따라 하기 좋은 경제 습관도 하나 알려 주시면 좋겠습니다.



A10. 저는 재테크에 관심이 너무 없었는데, 이렇게 살면 안 될 것 같아서 공부를 시작하려고 영상을 찾아봤어요. 섬네일부터 중년 남성분들이 정장 차림에 안경 쓰고 계셔서 참 재미없어 보이더라고요. 제가 모르는 어려운 말을 하실 것 같고요. 그래서 그냥 모르는 상태로 젊은 여자들도 보고 싶을 만한 영상을 만들어 나도 배우자는 마음으로 경제 재테크 채널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돈을 모으려면 결국 더 벌거나 덜 쓰거나인데, 제일 쉬운 건 소비를 줄이는 일이에요. 돈은 모으고 싶은데 더 벌기는 싫고, 쇼핑도 멈출 수 없다? 그럼 그냥 그렇게 사세요. 대신 아무것도 모르면서 거창하게 갑자기 전 재산을 주식 투자할 생각하지 말고 오늘 치킨 배달시키지 않기, 꼭 먹고 싶다면 귀찮더라도 직접 포장해 오는 일처럼 작은 것부터 해 보시길 바랍니다. 1억 모으겠다는 사람이 귀찮다고 집 앞 치킨집에서 포장해 오는 것도 못 하면 말이 안 되잖아요.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부터 차근차근해 나가셨으면 해요.



Q11. 지금 작가님께서 살고 있는 집 인테리어는 작가님의 취향을 집합시켜 놓은 완전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애정이 듬뿍 담긴 집일 것 같은데요. 작가님은 집을 꾸밀 때 어떤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나요? 그 부분을 신경 쓰시는 이유도 궁금합니다.



A11. 제가 어떤 곳에서 편안함을 느꼈고 어떤 곳에서 불편했는지를 가장 많이 생각했어요. 제가 불편했던 건 슬프게도 유행하는 모던과 딱 떨어지는 스테인리스, 그리고 유리가 많은 모던 미드센츄리 스타일이었어요. 그런 카페는 들어가는 입구에서부터 뒷걸음질 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전 세계를 다니며 내가 어떤 공간과 인테리어, 분위기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또 어떤 색들을 따뜻하게 느꼈는지 많이 생각했어요. 비싸고 새것인 멋진 가구들이 많은 곳보다 대대손손 물려받아 그 집만의 세월이 담긴, 덤덤하게 사는 집에 놀러 가는 것이 제게 평화였어요. 할아버지 할머니가 돌아가시면 자연스레 자식들이 그 집에 들어가서 사는 것 말이에요. 하는 일이 크리에이터이다 보니 매일 트렌드를 눈으로 보게 돼요. 모든 게 빨리 나왔다가 빨리 사라지는 건 매번 정신적 피로를 누적시켜요. 그렇기에 내 공간에서는 내 속도대로 느리게, 내 이야기가 오래도록 머무르길 바라는 마음이에요. 유행이랑 상관없이 오직 내가 편한 것들과 함께요.     



Q12. 혼자 있으면 먹는 게 참 힘든 것 같아요. 뭘 하려면 음식물 쓰레기가 나오고, 그렇다고 시켜 먹자니 배달비로 손이 떨리죠. 작가님은 주로 집에서 음식을 직접 하는 편이신가요? 지금까지 해 본 요리 중, 맛도 좋고 쉬웠던 요리로 어떤 음식이 있었는지도 궁금하네요.



A12. 시골에 살면 배달이 오지 않아 강제로 요리를 해야만 해요. 저는 정말 배달비가 최소 8천 원이 나와서 배달 음식으로는 살 수가 없어요. 너무 피곤하고 음식 하기 싫을 때는 외출하는 날, 식당에서 음식을 포장해 먹거나 밀키트를 사서 거기에 채소 몇 개 더 넣어 먹기도 해요.

항상 냉동실에 떡과 파스타 면을 소분해서 얼려 두고, 냉장고에 계란을 넉넉히 챙겨 둬요. 떡볶이랑 떡국은 치트키 같은 요리고 파스타 면은 그냥 한 번에 다 삶아 올리브유를 뿌려 소분 냉동해 두면 해동 후 바질 페스토와 비벼서 바로 먹을 수 있는데 이걸 의외로 많은 분이 모르시더라고요. 그리고 채소를 사면 한 번에 먹기 좋게 잘라서 밀폐 용기에 보관해 매일 브런치로 꺼내 먹으면 쓰레기도 나오지 않아 간편해요. 나만의 샐러드 도시락을 만드는 것과 같죠.     



Q13. 혼자만의 공간을 가진다는 건 그곳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하는 일인 듯합니다. 어떤 분들은 혼자 살지만, 아직도 그 분위기를 즐기기 어렵다고도 하는데요. 그런 분들을 위한 분위기 활용 방법 한두 가지 정도 공유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A13. 조명이 중요하더라고요. 혼자 사는데 아늑해지려면 노란 조명을 하나 들이시는 걸 추천해요. 밤을 고요하게, 밤답게요. 그리고 좋아하는 음악을 틀고 일기를 적어 보세요. 나만의 비밀을 하나씩 만들어 차곡차곡 쌓아 보는 거예요. 저는 깜깜한 밤에 노란 조명과 음악을 틀어 두고 욕실 문을 대충 열어 샤워한 후, 향 좋은 바디로션을 거실에서 바를 때가 좋더라고요. 온 공간을 혼자서 다 즐길 수 있으니까요.     



Q14. 마지막으로 『혼자서도 잘 사는 걸 어떡합니까』로 만나 보실, 혼자가 되고 싶은 모든 분께 좋은 기운 가득 담아 인사 부탁드리겠습니다.


A14. 누군가를 자기 자신보다 더 과도하게 믿고 사랑해 의지한 사람들의 결말 중 해피 엔딩을 본 적이 없어요. 상대를 믿고 의지하고 싶은 만큼, 딱 그만큼만 자신에게 더 질문하고 믿어 주며 다정히 대해 주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의 심심한 어느 날, 제 책이 좋은 대화 상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은 변하고 있다. 다수의 사람이 점점 미혼을 선택하고 있으며 그 누구도 상대의 행복을 멋대로 판단하고 충고할 자격은 없다. 더 이상 관심 없는 기혼자들의 들러리 역할 말고 미혼들의 자랑을 크게 듣고 싶다."


이 책을 읽으시는 분들이 혼자 사는 삶에서 외롭지 않기를 바라며 인터뷰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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