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도 식사도 공복엔 위험합니다.

by 부크럼

나는 그동안 굶주린 공복의 마음을 채우기 급급했고,

그런 나의 욕심은 마음 안에서부터 차곡차곡 체하도록 만들었다.

조금 다른 점은, 예전에는 일방적인 욕심으로 스스로를 체하게 만들었다면

이번엔 쌍방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체하는 지경까지 몰고 간 것이었다.

‘마음이 체하는 것은 어떤 느낌이에요?’라고 누군가 물을 때

“마음을 주는 것도 받는 것도 힘겨워지는 거예요.”라고 답할 수 있겠다.

나는 ‘사랑을 요구하는 것.’ 즉 집착에 가까운 사랑이었고

상대는 ‘사랑을 선물하는 것’ 즉 대접에 가까운 사랑이었다.

우리가 서로를 성급함 없이 알아갔다면 이해와 이해를 거듭해

‘요구와 대접이 적정히 오가는 사이’가 될 수 있었지만,

우리는 그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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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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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로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사랑을 약속했다.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쫄쫄 굶은 상태로 음식을 성급하게 집어먹듯,

쫄쫄 굶은 마음에 사랑을 성급히 약속한 것이었다.

뒤돌아서 생각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 성급한 사랑이었다.

사랑이 끝으로 치닫게 될수록 서로의 방향은 극명히 갈라졌다.

어느새 속에 거지가 들어간 사람처럼 게걸스럽게

상대의 마음을 집어 들고 먹어치우는 내가 있었고,

그런 나의 요구에 숨을 헐떡이며 사랑이

무슨 마라톤인 것 마냥 힘겨워하는 상대가 있었다.

결국, 나의 욕심과 계획이 모든 것을 망쳐버린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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