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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건청궁 뜨락에서 살해된 여인은....

by 부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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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건청궁 뜨락에서 살해된 여인은
정말 조선의 왕비였을까?


"메이지 41년(1908). 건청궁 해체 공사를 하던 중
곤녕합에서 밖으로 이어지는 지하 통로를 발견했습니다.
그곳에서 여인으로 보이는 유골 두 구가 나왔습니다.
신원을 알 수 없었지만,
이곳에서 조선국 왕비가 시해되었다는
말을 들었기에 일단 현장을 그대로 보존했습니다."

왼쪽에 누운 여인은 평범한 아낙의 복장이었다.
하지만 오른쪽에 누운 여인은 궁녀 복장이었다.
그래서 오른쪽 유골을 보다 세심히 살폈지만,

그녀가 왕비임을 입증할 수 있는 요소는
마땅히 찾지 못했다.

더욱 찬찬히 시신을 살펴보다 오른쪽 시신
주변에 있는 아주 작은 호리병이 눈에 띄었다.

호리병 속 내용물은 몇 방울만 먹어도
목숨을 잃는 맹독이었다.

말하자면 그들 두 여인은
통로속에서 맹독을 마시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의미였다.

도데체 그들은 왜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만 했을까?

오른쪽에 누운 여인의 옷 안쪽에서
천으로 감싼 물건 하나를 발견했다.
비단보자기에 싸인 물건은 뜻밖에도 책이었다.

여인은 죽는 순간까지도
그 책을 품에 품고 있었던 것이 분명했다.

도대체 무슨 책이기에
죽는 순간에도 이렇듯 소중하게 품고 있었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책을 살폈다.

내가 왕비가 되지 않았다면
어머니가 그렇게 허망하게 돌아가시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내가 왕비가 되지 않았다면 오라버니가 그렇게
허무하게 죽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내가 왕비가 되지 않았다면.........

모든 것이 내가 왕비가 되어 생긴 일이다.
모두 내 탓이다.
내가 우리 집안을 망쳐놓았어......

거칠고 암울한 시대를 살다간 명성황후를 되살려내다!
300만 베스트셀러 박영규 작가의 회심작!

<건청궁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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