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길 수 없으면 피해라
유튜브 채널 개설 1년 만에 구독자 30만 명! 누적 조회수 8천만 달성!
SNS의 화제, 성대모사의 신(神) 박재우의 언어를 만나 보자.
Q1. 박재우 작가님 안녕하세요. 작가님 소개를 부탁드려요.
A1. 안녕하세요. 현재 유튜브에서 성대모사 코미디언으로 활동하고 있는 30만 크리에이터 & 스탠드업 코미디언 박재우라고 합니다!
Q2. 첫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소감이 어떠신지 들어보고 싶어요. 주변의 반응은 어떤가요?
A2. 처음에 부크럼 쪽에서 연락이 왔을 때는 정말 신기하기도 하고 부담되기도 했어요. 책을 쓴다는 것은 제 삶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거든요. 근데 그게 전역하고 고작 1년도 안 되어서 이루어지니까 참 얼떨떨했습니다. 책을 쓴다는 게 단순히 원고만 써 내려간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것도 많이 느꼈습니다. 많은 수정을 거치고 글을 다듬는 게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막상 이렇게 출판이 되니, 너무나도 기쁘고 뿌듯합니다. 항상 이런 걸 했을 때 주변 반응은 ‘완전히 친한 찐친 vs 일반적인 지인’으로 나뉘는 것 같아요. 그냥 지인들은 “와 정말 대단하다. 멋지다.” 등의 반응을 보이는 데 반해, 진짜 찐친들은 “나도 좀 줘. 우리집 라면 받침대가 없어졌거든.”, “오, 책 냈어? 그거 잘 타냐? 땔감이 없어서.” 등의 반응을 보입니다. 표현은 다르지만 모두 저를 축하해 준다는 점에서 무척 감사할 따름입니다.
Q3. 버킷리스트에 ‘책 출간’이 있을 정도로 집필에 관심이 있으셨는데, 특별한 계기가 있으셨나요? 더불어 어떤 책을 쓰고 싶으셨는지, 이번 책에 그게 잘 담겼는지 궁금합니다.
A3. 저는 원래부터 책 읽는 걸 무척 좋아했습니다. 군대에서도 약 82권의 책을 읽었고, 코로나 조기 전역으로 인해서 전역은 했지만 알바를 겸하지 못할 때 카페에 가서 하루에 8시간씩 책을 읽곤 했습니다. 그래서 읽기만 해 왔던 책을 제가 직접 쓴다는 것은 저에게 상당히 큰 의미였던 것 같아요. 내 생각과 글이 누군가의 시간을 할애해서 읽힌다는 것은 참 보람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죠. 저는 뻔한 책만큼은 쓰고 싶지 않았어요. 실제로 제가 책을 읽을 때도 목차 혹은 중간 부분쯤 읽었을 때, 마음에 꽂히는 내용이 없으면 절대로 안 사거든요. 문장 서두만 봐도 무슨 말인지 다 알 것 같은 책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책만큼은 안 쓰려고 노력했어요. 이번 책에는... 흠...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농담집이라는 게 한국에서 그렇게 많이 있는 부류의 책이 아니다 보니까, 그것만으로 뻔한 책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Q4. 집필 과정은 어떠셨는지 듣고 싶어요. 농담의 소재는 보통 어디서 많이 찾으셨나요?
A4. 집필 과정은 제가 군대에 있을 때 날마다 적어 놓았던 농담들에서 발췌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소재를 얻고 싶어서 한가지의 주제를 놓고, 10가지 이상의 시선을 적어 보기도 했어요. 예를 들어 이런 식이죠.
돌잔치
아기가 첫 생일을 맞이할 때 하는 잔치.
생일 주인공 혼자만 생일인 줄 모르네?
태어날 때 말고도 죽기 전에 돌잡이를 하면 어떨까?
ex) 자동차 잡으면 교통사고 등등 ㅋㅋ
물론 이렇게 작정하고 매일 쓰는 것도 좋았지만, 생각지 못한 순간에 문득문득 떠오르는 것들이 훨씬 더 날카롭고 예리한 농담이 되곤 했습니다.
Q5. 이 책에 실린 글 중에 가장 애정하는 농담은 무엇인가요? 그 농담을 쓰게 된 배경도 들려주세요.
A5. “피할 수 없으면 즐기기 전에, 최선을 다해서 피했는지 생각해 보자.”
이 농담을 가장 좋아합니다. 저는 구태의연한 걸 싫어해서 그런 소재를 비틀어내는 걸 상당히 좋아합니다. 그래서 가장 구태의연한 게 뭘까...? 생각해 보니, 속담이나 명언 같은 것에서 구태의연한 표현이 많더라고요. 그 구절들을 하나하나 보면서, “왜 그럴까?”, “과연 그럴까?” 하고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너무나도 유명한 명언인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을 보게 되었어요.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기 전에... 피할 만한 상황 자체를 안 만들면 되는 거 아닌가...?'
어차피 일어날 일은 일어나게 되어있는 것처럼, 피해야 하는 상황이 왔다는 것은 그 일 자체가, 이미 시작할 때부터 뭔가 잘못된 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농담을 한번 비틀어 적어 봤더니, 스스로도 꽤나 만족할만한 문구가 나왔어요. 이걸 축약해 본다면 “즐길 수 없으면 피해라.”가 되겠네요.
Q6. 짧은 농담들 외에도 작가님의 여러 가치관을 들을 수 있는 산문 글도 있었어요. 자기 신념이 확실하신 분 같았습니다. 작가님의 좌우명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A6. 정말 여러 가지가 있지만, 군대에서 저를 완전히 뒤바꾸어놓은 좌우명이 있습니다. “가벼운 마음에 영혼이 깃든다.”라는 말인데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책의 내용을 보고 번뜩 떠올린 구절이었습니다. 제가 추구하는 삶의 방향과 딱 맞아떨어지는 말이어서 늘 새기려고 노력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늘 ‘마음(이성)’ 중심으로 사고를 해 왔어요. 하지만 저를 깊은 수렁에서 건져준 것은 마음이 아닌 '영혼(무의식)'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영혼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선, 중요성이 매우 낮아야 합니다. 영감이라는 것 역시 억지로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중요성이 치워진 자리에서 발견되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모든 문제의 해답은 ‘가벼운 마음’에 있고, 그 해답은 ‘낮은 중요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매사에 심각하게 대처하는 것만큼 안 좋은 버릇이 없는 것 같아요. 제가 지금까지 그래왔기 때문에 더욱 주의하고 있습니다.
Q7. 유튜브 활동뿐만 아니라 코미디 공연과 강연 등등 많은 활동을 하셨죠. 집필 기간에는 글쓰기와 여타 스케줄 외에 어떤 걸 하면서 일상을 보내셨는지 궁금합니다.
A7. 저는 유튜브 강의를 준비 중에 있습니다. 아마도 연말에 런칭을 하게 될 것 같은데요! 딱 한 번의 시도로 1년 만에 30만 구독자를 찍을 수 있었던 비결을 모두 공개하려고 합니다. 코미디 말고도 강의를 준비하느라 정신이 상당히 없었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일본으로 여행을 한번 다녀와서 리프레쉬를 했는데, 너무 즐거웠어요. 또 바쁜 게 끝나면 한 번 더 가고 싶습니다!
박재우 작가님의 이어지는 인터뷰는 11월 25일 금요일 18:00에 부크럼 브런치에서 만나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