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근무로 인한 재택근무 비율이 증가하면, 직장과 주거공간 간의 관련성이 줄어든다. 직장과 주거공간의 관계 변화는 대도시에 거주할 유인요소를 줄인다.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 노동자의 일부는 지방 도시로 이주할 수 있다. 심지어는 디지털 인프라가 잘 되어 있다면 농어촌 지역으로 이주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삶의 질을 높이고, 주거비용과 생활비용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만혼이 증가하고 출산율이 저하하는 이유의 하나가 주거비용 때문인 것도 감안해야 한다. 일부가 지방 도시로 이주하여도, 대도시 부동산 시장에 큰 충격을 준다.
코로나19 및 이후에 등장할 신종감염병 이외의 메가트렌드도 원격근무의 경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가상현실 기술은 2030년대 중반에 성숙할 것이나, 2030년 이전에도 충분히 대중화될 가능성이 크다. 가상현실 기술, 혼합현실 기술은 가상실재(Virtual Presence)를 가능하게 하여 원격회의와 교육 등을 오프라인에서 회의하고 교육하는 것과 유사한 환경을 만들 것이다. 여기에 더해 동시통역 기술의 발달은 원격근무를 글로벌 차원에서 진행하도록 할 것이다. 무인자동차 기술의 발달도 직장과 거주지 간의 거리의 심리적 제한도 완화시킬 것이다. 또한 무인 자동차 기술은 주차공간의 필요성을 줄여, 도시의 가용공간을 확대하게 될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자영업자 폐업율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행정안전부의 전국 식품업종 월별 폐업 수 추이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화된 2020년 3월과 4월의 폐업 수는 작년 같은 월에 비해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매출액이 급격하게 줄어들었음에도 폐업 수가 감소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다른 경제적 대안이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이 있다. 이러한 분석에 따르면 더이상 버티기 어려운 경우 폐업이 급격하게 증가할 위험이 있다. 자영업자의 폐업은 상가 공실률을 증가시킨다. 상가 공실률 증가는 부동산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면 다시 점포의 수가 늘어날 수 있다. 그러나 디지털 전환이 가속하게 되면, 플랫폼 비즈니스와 온택트 비즈니스 규모가 커지게 되고, 이는 오프라인 점포의 경쟁력을 줄어들게 한다. 다시 자영업자의 수가 늘어나도 코로나 이전의 규모로 돌아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여기에 더해 원격근무의 대중화는 사무실이 집중된 지역에 위치한 상가의 이윤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부동산 가격 동향에 민감한 기업의 자산 투자 전략에 변화가 불가피할 수 있다. 기업의 지점 위치, 사옥 구매 등을 포함하여 원격근무 정책까지 일종의 부동산과 관련한 자산투자 전략으로 보아야 한다. 대도시의 부동산 가격의 장기 하락이 전망되는 경우, 기업은 보유한 부동산을 매각하고 다른 자산으로 전환하려 할 것이다. 이로 인해 대도시 부동산 가격의 하락을 가파르게 한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장기적으로 지방 도시의 발전 가능성이 크다. 대도시의 장점은 양질의 일자리, 교육여건, 의료 접근성 및 편의시설 접근성에 있다. 원격근무가 확대되면서 반드시 대도시에 거주 필요성을 줄인다. 교육에 대한 요구가 다양해지고, 지식사회가 성숙해지면서 교육여건에 대한 변화도 불가피하다. 원격의료와 e헬스케어(eHealthcare)의 대중화는 중소도시와 지방에서도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도록 할 것이다. 다만 노인의 경우 대도시 거주비율을 높일 수 있다. 편의시설 접근성은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에 따라 대도시와 지방 간에 큰 차이가 없게 될 것이다. 또한 헌법개정을 통해 지방분권과 재정분권이 강화되는 경우, 주요 지방 도시는 양질의 일자리, 교육여건 및 의료접근성에 있어서 대도시의 차이가 크지 않거나 혹은 더 양호해질 것이다.
코로나19로 촉발된 리쇼어링(Reshoring) 현상도 지방에 일자리를 만들 가능성이 크다. 낮은 임금과 무역장벽을 극복하기 위해 공장을 해외 이전하는 것을 오프 쇼어링(Off-Shoring)이라 하는데 그 역의 현상, 즉 제조업 공장이 국내나 소비자가 소재하는 국가로 이전하는 것을 리쇼어링이라 한다. 코로나19는 글로벌 가치사슬에 상당한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모든 제조업 공장은 아니라 하더라도 일부 공장은 다시 국내로 되돌아오게 할 것이다. 리쇼어링의 배경과 결과는 보다 깊은 논의가 필요하므로 다른 장에서 더 깊이 다루겠다. 리쇼어링으로 지방에 일자리가 늘어나면 대도시로 양질이 일자리를 찾아 이주하는 경우는 줄어들며, 오히려 대도시 거주자의 일부는 일자리를 찾아 지방으로 이주할 수 있다.
대도시는 열섬효과 및 신재생에너지 발전효율의 낮음, 에너지 집약적 도시 구조와 건물 등으로 비용과 환경 측면에서 거주하기 어려운 곳이 될 것이다. 기후변화와 탈화석연료 경제는 대도시를 매력적이지 않은 공간으로 만들 것이다. 또한 3D 프린팅 건축 기술은 지속적으로 발달하여, 저층 건물의 건축비를 낮출 것이다. 인공지능을 이용한 건축물 설계는 설계비용을 줄일 것으로, 많게는 기존 건축비의 5/10 적게는 7/10 정도가 될 것이다. 10평 정도 규모의 건물의 벽과 지붕 정도의 간이 주택을 3D 프린팅으로 건축하는 데는 500만 원 정도면 가능하다. 에너지 전환효율이 높은 태양광 패널 난방 효율이 높은 3D 프린팅 건축은 CO2 Zero 건물로 각광을 받을 것이다. 이미 고층 건물로 가득 찬 대도시는 이러한 이익을 향유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2019년부터 우리나라 인구가 자연 감소되기 시작했다. 2029년부터 출생자보다 사망자가 많은 자연감소로 예견되었으나, 출생률의 급격한 감소로 인구자연감소가 10년 빨리 진행되었다. 외국인 유입까지 고려하면 2028년 인구가 정점을 찍은 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감소는 부동산 수요에 큰 영향을 미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도시의 부동산 시장을 높일 동인을 찾기 어렵다. 다만 1인 가구의 증가, 보다 양질의 주거 공간에 대한 수요, 외국인 유입과 역이민으로 인한 주거공간에 대한 수요 증가, 적극적 재정정책으로 인한 유통 화폐량의 증가와 이로 인한 화폐 가격의 하락 등은 일시적으로 대도시 주택 가격 상승의 요인이 될 수 있다. 2010년 이후 부동산 가격의 상승은 부동산 정책, 낮은 이자율 및 마땅한 자산 투자처를 찾지 못한 개인의 욕망이 결합에 힘을 얻었다. 같은 현상이 벌어질 가능성이 없다고 단언할 수 없다.
1회차: 뉴 노멀(New Normal) ― 우리가 알던 세상은 끝났다 (6/15)
2회차: 산업 팬데믹이 몰려온다 1 ― 금융·자동차·항공·해운·호텔·관광 편 (6/16)
3회차: 산업 팬데믹이 몰려온다 2 ― 유통·패션·식음료·엔터테인먼트·의료 편 (6/17)
4회차: 고비 넘기면 찾아올 ‘반짝호황’… 그러나 어두운 자영업의 미래 (6/18)
5회차: 재택근무가 불러오는 파급효과 (6/19)
6회차: 부동산 시장의 격변 1 (6/22)
7회차: 부동산 시장의 격변 2 (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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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뉴 노멀: 우리가 알던 세상은 끝났다》의 본문 일부입니다. <출간 전 연재> 공간에 맞춰 일부 편집된 부분이 있으므로 실제 도서의 내용과 다소 상이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