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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진건 Mar 10. 2019

너 없는 곳에서

너 없는 곳에서     


                                 양진건          


너 없는 곳에서

네가 있기라도 한 것처럼,

모르겠지만 네가 듣기라도 할 것처럼

두 손 모아 너를 불러본다.      


지금도 꿈같은 사람아

그리움의 끝까지 불러도 

그러나 너는 희미하고

묵은 실밥처럼 자취도 엷지만

오래된 네 방은 내 안에 있기에 

저만치 너를 부르니

어떻게 견뎌내는지 

울음을 흔들며 답이라도 할 것처럼

물오르는 수천가지 나무 끝처럼

네가 없는 곳마다

아, 네가 있구나.       


아득한 사람아  

너는 분명 없는데도 있구나.

그때 입술의 기억처럼 

끝내 없지만 기어코 있구나.   

그러니까 별 볼일 없는 삶이라지만  

모든 날이 별이 뜨고 바람 불어

결국 너를 기다리는 생이구나.

그래서 네 방문을 벌컥 열어도 

정녕 너는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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