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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점 리스본 Apr 22. 2021

교환편지 프로젝트 _ 우정에는 나이가 없다

From 광재 to 구. 두번째 편지

2021 4 21 

잎샘추위가 물러가자 공원에 나비가 날아다녀요. 어제와 비슷한 풍경을 나비가  바꿨어요. 공원에는 리듬감이 생겼고,  걸음은 덩달아 가벼워졌어요. 나비는 애기똥풀 꽃에 갔다가 철쭉꽃에 갔다가 어디에 앉을 생각은 없는지 무척 바빠요. 지치지도 않나 봐요. 나비 뒤를 쫓다가 구의 편지가 제게는 나비였다는 생각을 했어요. 연애편지도 아닌데 우리 편지를 여러  읽었어요.  편지는, 제가 썼는데도 인스타에서 읽을 때랑 브런치에서 읽을 때랑 느낌이 달랐어요. 구는 어땠나요?  

저는 가까운 친구와 책모임 친구, 리스본 글쓰기 클럽에 편지교환 프로젝트를 알렸어요. 모두 좋은 취지라며 힘차게 응원해주었어요. 실은, 응원해  사람들에게만 알렸어요. 가족에게는 아직 말하지 못했어요.  식구 단톡방에 브런치 주소 올리는 일이 쉽지 않네요. 용기를 내야겠지만, 조금 미루려고요. 지금은 편지 쓰는 일에 집중하고 싶거든요. 구는 잎샘추위*라는  알았나요. 저는 처음이에요. 글쓰기 클럽에서 오늘, 알았어요. ‘꽃샘추위 아래 댓글에서요. 글쓰기 클럽을 통해 아는 것이 많아지고 있어요. 낱말, 노래, , 다른 나라 문화 등등. 특별히 좋아하는 노래도 생겼어요. ‘9 숫자들 ‘눈물바람 ‘연날리기어쩌면 이런 것들은 예상할  있는 일이었고, 구와 친구 되는 일은 1% 가능성도 없는 일이었네요. 새삼, 감사하고 신기해요.

구는 어떤 노래를 부르는지, 어떤 그림을 그리는 지도 궁금해요. 특히 그림은 지난  편지에서도 묻고 싶었어요. 이번 편지는 답장을 기다리다 먼저 썼어요. 나비 때문이죠(하하하). 구름 같은 고민들이 태풍을 불러올지도 모른다는 구의 글을 기억하고 있어요. 오래 잊을 수 없는 이야기죠. 그럼에도 제게 파란 기분이길 바란다는 인사에 안심했어요. 자기 앞에 먹구름을 두고도 다른 이에게 따뜻한 마음 한 자락을 내어주는 사람을 믿거든요. 혹시, 편지 읽을 때가 식사 시간이라면 맛있게 드세요. 저는 막 참외를 깎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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