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편지 프로젝트 _ 우정에는 나이가 없다.

구의 두번째 편지

by 서점 리스본


* 제목 : 편지 프로젝트 두번째 편지 - 구

* 받는사람: 김광재


안녕하세요, 잘 지내셨나요?

편지를 여러 번 읽으셨다는 이야기가 괜히 반갑네요. 저도 시간 날 때 마다 계속 읽었던 것 같아요.

여러번 다듬은 문장은 언제든 다시 눈이 가게 되어 있더라고요.

누군가에게 쓴 문장들이 예뻐보이는 이유는, 읽을 사람의 마음까지 담을 곳을 마련하기 때문 일까요.

바로 답장이 와서 조금 놀랐어요. 이어서 두번째 편지까지.

나도 빨리 보내야 하는데, 하고 약간은 초조해지기도 했습니다. 하하.

전 다시 새로운 아침을 맞아서, 산책을 다녀왔습니다.

이른 시간에도 공원엔 각자의 목적을 위해 뛰는 사람이 많더라고요.

무기력하게 지내온 지난 날들이 조금은 부끄러워지는 시간이었습니다.

글쓰기 클럽을 하고 계시는군요. 저도 친구들과 함께 뉴스레터 프로젝트를 하고 있어요.

한 달에 한 번 같은 주제로 글을 발행하는데, 쉽지 만은 않은 작업입니다.

서로 글을 쓰는 목적과 모임에 투자할 수 있는 에너지의 양이 다르다 보니 언제나 회의, 회의의 연속입니다.

계속해서 왜 글을 쓰는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어요. 저마다의 다른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흥미롭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흥미로운 주제라도, 결론이 나지 않는 토론을 주구장창 하고 있으면 지치고 힘이 듭니다.

구성원들 중에도 점점 지쳐가는 사람이 보이는 것이 걱정이에요.

‘왜?’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저로서는 포기할 수 없는 회의기도 해서.

나의 욕심이 이들을 지치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고민이 드는 요즘입니다.

노래도 사실 글쓰기의 연속입니다. (생각해보니 전 언제나 글을 쓰고 있었네요.)

가사를 직접 쓰고, 음을 붙이는 과정이, 그것이 조화롭다고 느껴지는 맥락이 참 즐겁습니다.

언제나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를 만들고 있어요. 단순한 코드 진행이 우울한 저의 가사들을 조금 중화 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아, 얼마 전에는 홍대의 작은 클럽에서 공연도 했어요. 저는 우쿨렐레 하나로만 연주합니다.

손이 아파서 기타의 작은 버전을 다루게 됐는데 이제는 꽤나 정이 들었습니다.

노래가 궁금하실 것 같아서 음.. 하하, 링크를 첨부 할게요.

<우주로> 라는 노래입니다.

https://soundcloud.com/9oogle0924/snaoctk0ogjf

다들 가사에서 ‘우주로 갈 거에요’를 기억하지만, 사실 진짜는 ‘같이 가달라는 말은 안해요’에 있어요.

나의 부적응으로 시작 된 여행에 누구도 불행으로 함께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작업 이야기를 하는 건 언제나 쑥스럽고 어렵네요.

그림은 요새 그리고 있지 않지만, 그리게 된다면 꼭 첨부하겠습니다. 광재님의 그림도 궁금하네요.

편지에도 쓰셨듯이 요즘 날씨가 참 화창합니다. 밖에 나갈 일이 있으면 꼭 사진을 찍는 것 같은데, 그 사진들을 몇 장 보내 봅니다.

벚꽃이 벌써 다 져서 아쉽다는 말이 오가지만 저는 사실 햇빛이 닿은 초록빛을 더 좋아합니다.

조용히 그 초록 들이 바람에 부딪히는 걸 보고 있으면, 모두가 살아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무들이 춤을 춥니다.

오늘은 저도 춤을 추고 싶네요.

우쿨렐레 연주는 바람에게 맡겨봅니다.

나비가 잘 도착 하도록.

2021년 04월 26일 월요일 오후 2시 40분 구 드림.

Ps. 광재님이 보신 나비는 무슨 색이었나요.

흰 색이었다면, 제가 오늘 본 그 친구는 아닐지 상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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