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not myself when I’m hungry.
얼마 전 관찰 예능을 보는데 깡마른 출연자 중 한 명이 이런 말을 했다.
"아니 어떻게 눈 뜨자마자 먹어?"
화들짝. 나한테 하는 얘긴 줄 알았다. 맞다. 나도 눈 뜨자마자 먹는다. 사실 물 한 잔 들이키고, 그다음 바로 밥술 뜨는 편이다. 예전에 부모님과 함께 살 때는 자고 있다가도 엄마가 일어나서 밥 먹으라고 부르면 자동으로 눈이 떠져 눈곱도 안 떼고 먹은 적도 있다. 요즘은 혼자 살다 보니, 일어나서 물 한 잔 마시고 바로 아침 준비를 한다. 일어나서 모닝커피 그런 거 없다. 일단 밥부터 입에 넣어준다.
나에겐 먹는 게 중요한 일이다.
사실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 말 중에 먹는 것과 관련된 속담이나 표현도 많으니까. 강의를 할 때 인사법 및 문화적 표현 차이를 설명하다가, 학생들에게 가끔 했던 이야기가 있다.
나이가 한참 들어서 미국으로 이민을 간 한 아저씨가 있었다.
그 아저씬 아침마다 일찍 일어나 동네 산책을 했고, 그때마다 자주 마주치는 사람이 있었다. 자주 마주치다 보니, 자연스레 눈인사를 하고, 또 시간이 더 지나서 인사를 주고받는 이웃사이가 되어 있었다. 호탕한 성격의 아저씨는 아침마다 마주칠 때면 반가운 마음에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밥은 먹었냐고 물었다. 한두 번은 '먹었다', 또는 '아니 아직이다.' 이렇게 답하던 이웃이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 그 아저씨에게 이렇게 물었다.
"Kim은 왜 자꾸 내 식사를 신경 써?"
우리는 안다.
"밥은 먹었어?"
이 말이 정말 식사 여부를 묻는 내용이 아니라 일종의 인사라는 것을. 인사로 '밥은 먹었는지' 물어보아야 했을 만큼, 우리는 과거에 밥을 제때 챙겨 먹지 못했던 힘든 시절이 있었고, 지금도 우리에게 먹고사는 것은 중요한 문제이니까.
나에게도 삼시 세끼는 중요하다.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것은 생각보다 에너지 소모가 막대하다. 두 가지 언어로 쉴 새 없이 몇 시간 동안 서서 입을 움직이다 보면, 아무리 칼로리 폭탄 음식으로 배를 채웠어도 금세 허기가 지기 일쑤이다. 엄청난 칼로리를 넣어주고, 몇 시간 후에는 꼬르륵. 이런 싸이클을 오랫동안 유지해 왔더니, 나이가 들어서도 밥에 대한 일종의 집착이 있다. 굶는다는 것은 일을 하지 않겠다는 일종의 약속인 듯, 일어나서 일을 하려면 입에 뭐라도 넣어주는 것이 스스로에 대한 인지상정(?)이다.
예전에 일 끝나고 친구랑 만나서 밥을 먹기로 약속해 뒀는데, 아니 이 친구가 문자를 하더니 좀 늦을 거란다.
"얼마나?"
"한 30분?"
"알았어, 빨리 와. 나 지금 완전 예민하다고!"
"왜? 무슨 일 있어?"
"어. 배가 너무 고파."
배고프면 별거 아닌 거에 신경이 곤두서기도 하고, 허기졌다가 뭘 먹으면 꼭 과식까지 한단 말이다.
이성의 끈을 놓지 말도록, 배고파서 예민해지지 않도록 배고파질 때까지 배를 비워 놓진 말자고 주장하는 바이다. 왜?
직역하면,
"난 나 자신이 아니야 / (내가) 배가 고프면!"
자연스럽게 이해하자면,
"난 배고프면 제정신이 아니라구!"
너무 배고파서 예민하고, 정신이 혼미해지면 이렇게 말해보는 거다.
"I'm not myself when I'm hungry!"
[체크 체크]
be not oneself when ~: ~할 때(~하면) 제정신이 아니다
이 구문은 다양하게 응용하면 좋다. 다만, 예를 들어 I'm not myself 는 꼭 '제정신이 아니다' 라는 것이 아니라, '내가 평소와는 다르다', '내가 평소와는 다르게 행동한다'는 것을 나타낸다. 여기서 더 강조한다면, I'm not myself at all.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주어와 시제는 상황에 맞게 변형하여, '주어가~할 때, 평소와는 다르다'라는 의미로 활용하자.
[이렇게 활용]
*해석은 자연스럽게 번역한 것으로, 직역이 아니므로 주의!
I'm not myself when I'm around you.
네 앞에만 서면 내가 왜 이러는 거지. (난 네가 주변에 있으면 제정신이 아니야.)
She's not herself when she's angry.
그녀는 화가 나면 장난 아니야. (그녀는 화가 나면 평소와 달라.)
I wasn't myself when you left me.
난 네가 날 떠났을 때 제정신이 아니었어.
The girl was not herself when her brother took her teddy bear.
그 여자아이는 자신의 오빠가 곰돌이 인형 빼앗아 갔을 때 장난 아니었어.
He's not himself when he plays a computer game.
그는 컴퓨터 게임 할 때는 제정신이 아니야.
우리 모두 밥은 잘 챙겨먹자구요.
건강이 제일이니까요!
Remember 'Health comes first'!